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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美, 北과 조속 대화해야”… 바이든과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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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인터뷰서 밝혀
“하노이 회담 실패 토대 위 해법 모색
동시·단계적 北 비핵화 현실적 카드
트럼프 변죽만 울리고 성공 못 거둬”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 생존의 문제”라며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과 미국 간 조속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하노이 회담 실패의 토대 위에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나간다면 양측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적·단계적 비핵화 해법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의 북·미 간 싱가포르 합의를 승계하지 않고 새로운 대북정책을 마련 중인 조 바이든 행정부 기조와 대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갈등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께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실제적이고 불가역적인 진전을 이룬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하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NYT 인터뷰에서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즉각적인 북·미 대화 착수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북한 핵 문제가 단 한 번의 협상으로는 풀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인 만큼 단계적인 접근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카드라는 기존 시각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관건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로드맵을 고안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핵 없이도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굳이 제재를 받아가면서 힘들게 핵을 이고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아울러 미·중 간 대립구도가 격화될 경우 북한이 이를 유리하게 활용하거나 이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 결집을 통한 대중 포위망을 기본 외교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대북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대화 요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의 NYT 인터뷰는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정책 방안과 일부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톱다운(top-down) 방식보다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대북정책과 엇박자 우려가 제기된다. 백악관은 앞서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핵화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와 제재를 병행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도형·홍주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