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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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과잉 검진’이 갑상선암 발병률 높여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작업 종사자, 일반인보다 갑상선암 검진율 1.6배”
“갑상선암 발병률, 1.7배로 높아…일반인보다 잦은 암검진 원인 가능성”

 

암 검진을 너무 자주 받으면 갑상선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등 방사선과 관련된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반인보다 갑상선암 검진율이 높기 때문에 ‘과잉 검진’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역학팀 연구진은 방사선작업 종사자 집단의 갑상선암 검진율은 일반 인구집단보다 약 1.6배 높고, 갑상선암 발생률은 약 1.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사선 작업 종사자는 원자력발전소 같은 원자력 시설의 운전, 이용, 보전 등 업무에 종사하거나 병원, 연구기관, 산업체 등에서 방사성 물질의 사용, 저장, 보관, 오염 제거 등 업무를 수행해 방사선에 피폭되거나 피폭될 염려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방사선 피폭은 현재까지 가장 잘 입증된 갑상선암 위험인자로, 국내외에서 모두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은 편이지만 그 이유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된 일반 인구집단의 갑상선암 검진율과 2016∼17년 방사선 작업 종사자 코호트 연구에서 수집된 갑상선암 검진율을 2017년까지의 갑상선암 발생률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방사선 작업 종사자 집단의 갑상선암 검진율은 일반 인구집단보다 약 1.6배 높고, 갑상선암 발생률은 약 1.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선 작업 종사자 업종에 따라 갑상선암 검진율과 암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검진율이 높은 원자력발전소와 연구기관 등의 암 발생률이 교육기관 등 다른 직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에 따른 이런 암 발생률 차이는 폐암 등 다른 암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국내 갑상선암 과잉 진단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갑상선암 등 7대 암 검진 권고안이 제정된 2015년 이후에도 방사선 작업 종사자 검진율은 일반인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방사선 작업 종사자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직장 검진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과잉 검진으로 인한 갑상선암 발견은 의과학적 타당성 측면에서 논란이 있고 실제 특정 집단의 갑상선암 발생원인 규명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의료 서비스 이용이 상대적으로 쉬운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과잉 검진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방사선연구학회(Radiation Research Society) 학술지 ‘방사선 연구’(Radiation Research) 4월호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