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정민씨 친구 변호인 “‘뭘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서초경찰서, 손정민씨 친구 A씨 4번째 불러 장시간 조사
A씨 변호인 “블랙아웃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많다… CCTV만으로 단정 어려워”
국과수 토양성분 분석결과는 이르면 이번주 나올 듯
손정민 父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 야속하기만 하다”
고(故) 손정민씨 친구 A씨 측 법률대리인 양정근 변호사. JTBS ‘뉴스룸’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와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4번째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 변호인은 “인신공격과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 3번, 최면조사 2번, 프로파일러 면담 1번 등을 진행했다.

 

경찰은 A씨 아버지와 어머니를 상대로도 각각 2번, 1번의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양정근 변호사는 23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A씨가 전날 경찰에서 장시간 추가 조사를 받았으며, 사건 당일 만취해 소위 ‘블랙아웃’(필름이 끊겨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이었다는 건 객관적인 사실로 뒷받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격자들이 토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A씨가)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여전히 만취 상태라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차장에서 토를 했다”고 했다. 경찰 최면조사 역시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만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안 돌아온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민씨 실종 당일 새벽 홀로 귀가했던 A씨가 그의 부모와 함께 한강공원으로 다시 돌아온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 TV 영상에 관해선 “영상이 짧고 단편적이어서 이것만으로 만취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블랙아웃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A씨 측이 목격자들을 매수했다는 루머에 관해선 “A씨 측은 목격자의 신원을 알 수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양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내가 뭘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A씨와 A씨 가족에게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들이 또 하나의 비극을 만들 수 있다. A씨와 그 가족이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 한강공원에 마련된 손정민씨 추모 공간. 연합뉴스

 

경찰은 정민씨 양말에서 나온 흙과 인근 잔디밭, 육지와 물 경계의 흙, 육지에서 강물 속으로 3·5·10m 지점에 대한 흙을 수거해 국과수에 비교 분석을 의뢰했다.

 

이 토양성분 분석 결과는 이르면 이번주쯤 나올 전망이다. 경찰은 토양성분 분석 결과가 정민씨의 실종 당일 행적을 파악하는 데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23일 정민씨가 실종된 장소인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추모객 100여명이 모여 정민씨를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정민씨를 추모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의견이 모여 행사가 진행됐으며, 일부 시민들은 ‘서초경찰은 정민이 사인을 명명백백히 밝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날 정민씨의 부친 손현(50)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제 실종 기준 한 달이 다 돼어간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왜? 라는 질문이 매시간 끊이질 않는다”면서 “이사 오지 말걸, 밤에 내보내지 말걸, 원래 학교(카이스트)를 다니게 할 걸, 밤에 한 번만 더 연락해 볼 걸 하는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가슴 아픈 심경을 드러냈다.

 

손씨는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에 비해 소득 없는 진행이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면서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한다. 야속하기만 하다”고 경찰 수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