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동거남을 잔혹하게 살해한 5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으나 검찰은 "양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이 여성은 "동거남이 틀니를 감추고 돌려주지 않으면서 욕을 해 홧김에 살해했고, 죽지 않았다면 또 살해했을 것"이라며 반성하지 않았다.
4일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이 사건을 기소한 의정부지검은 지난 3일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했다. "양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 이유를 들었다.
검찰은 전자발찌 부착과 함께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피고인 임모(52)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새벽 경기 의정부시 내 주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59)씨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두 달 전 A씨를 접시로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특수상해)도 받았다.
A씨는 사건 당일 집 안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손발이 묶인 채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었다. 신체 특정 부위에는 주방 도구 등이 여러 개 꽂혀 참혹한 상태였다.
현장에서 검거된 임씨는 "평소 무시당한데다 틀니를 숨겨 화가 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임씨는 A씨의 목을 조르고 주방 도구 등으로 찌른 뒤에도 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벽돌로 여러 차례 내려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당시 임씨는 "A씨가 주방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 불만이었다"며 "A씨가 죽지 않았다면 또 살해했을 것"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문세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피고인 임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누범기간 피해자를 참혹하게 살해하고도 반성하지 않아 장기간 사회와 격리가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씨는 알코올 중독, 조현병 등 심신 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도 재범 개연성이 없다고 판단, 기각했다.
선고 직후 임씨는 재판장에게 "내가 왜 징역 22년이냐"고 따지다가 법정 경위에게 제지당하기도 했으나 항소는 포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