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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분양 리스트' 엘시티 수사 흐지부지?…시민단체 "공수처로"

석 달 수사끝에 이영복 회장·전 공무원 1명 입건 그쳐…그마저도 '절차상 입건'
주택법 공소시효 지나 수사 한정적…시효 남은 '뇌물죄' 적용여부가 관건

이른바 '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가 알려지며 재점화된 엘시티 관련 경찰 수사가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부산경찰청 반부패 경제 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수사대는 지난 3월 초 이른바 '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와 관련한 진정을 받고 석 달째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와 관련해 그동안 2명을 입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과 고위 공무원으로 확인되는 전직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복역 중인 이 회장에 대해 옥중 조사도 벌였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리스트 관련 수십 명을 조사했다고 밝혔지만, 모두 참고인 신분으로만 조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찰 내외부에서는 수사 속도나 현재까지 입건 내용으로 볼 때 뚜렷한 성과 없이 수사가 종결될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경찰은 입건한 2명에 대해서도 '혐의가 인정되는 피의자'가 아니라 '절차상 피의자'라는 점을 밝혀 사실상 이들도 무혐의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수사대 한 관계자는 "뇌물죄는 필요적 공범 관계라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현재 이들은 조사를 통해 혐의가 입증된 피의자라기보다는 경찰 심문을 위해서는 피의자에게 주어진 권리를 보장해줘야 해 형식적 피의자로 입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리스트와 관련한 진정이 주택법 공소시효인 3년이 지난 뒤 접수돼 수사 범위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공소시효가 아직 남은 것은 '뇌물죄'다.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특혜 분양이 공직자에게 '뇌물'을 주기 위한 것인지를 밝혀야 해 수사 대상과 범위가 한정적이고 입증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한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등 강제수사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리스트가 세간에 알려진 대로 '특혜 분양'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엘시티 측이 주장하는 대로 고객 관리 리스트인지 성격에 대해서도 경찰은 판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리스트는 108명의 이름이 적힌 것과 128명의 이름이 적힌 것 두 종류가 있는데 경찰은 두 종류 모두 확보하고 있다.

경찰은 "한사람이 만든 게 아니고 형식이 2개고, 누가 왜 만들었는지는 어렴풋이 알지만, 본인들은 부인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경찰은 뇌물죄 수사와 관련해서만 판단 여지가 있고, 법적으로 수사할 수 없는 부분(특혜 분양 등 주택법 위반 사항)에 대해 리스트 성격을 말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엘시티에 대한 수사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서 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참여연대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은 "엘시티 수사를 공수처가 맡기를 촉구한다"면서 "특별공급분 사전 분양도 이영복 회장이 유죄로 확정되면서 로비로 이용됐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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