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재난지원금 상위 30% 고소득층은 빼고 주자”는 정부… “다 줘야 한다”는 여당

정부 ▲소득하위 70%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전 국민 신용카드 캐시백 제공안 고려 중
“아직 확정된 것은 없어”… 2차 추경 관련 합의안 도출 막판까지 진통 예상돼
지난 4월1일 오후 한산한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정부가 상위 30% 고소득층에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소비를 많이 할수록 포인트로 돌려주는 ‘신용카드 캐시백’ 혜택을 주는 것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70%에는 재난지원금과 신용카드 캐시백을 다

 

그러나 여당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 등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관련해 막판 쟁점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정부는 2차 추경과 관련해 여당에 ▲소득 하위 70%에 재난지원금 지급 ▲전 국민 대상 신용카드 캐시백 제공을 제안했다.

 

재난지원금은 보편이 아닌 선별 지급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신용카드 캐시백 혜택은 모두에게 제공하자는 구상이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하반기 신용카드 사용액이 종전보다 늘어날 경우 이에 비례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2분기 신용카드 평균 사용액을 기준으로 3분기에 카드를 더 쓰면 약 10%를 신용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안이다.

 

다만 정부는 개인별 캐시백 한도를 정해 되도록 많은 국민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신용카드 캐시백은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에 유리한 구조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고소득층에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더라도 공백을 일정 부분 캐시백으로 메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여당의 생각은 다르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당과 정부는 소상공인 피해 추가지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신용카드 캐시백 등 ‘3종 패키지’를 중심으로 추경안을 편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다음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소상공인의 피해 복구를 돕고, 하루라도 빨리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게 2차 추경안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입장이 선별 지급 쪽으로 기울면서 막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결정에 따라 전체 추경안 규모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올해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안을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여당은 각각 20조원과 30조원 안팎의 추경안 편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올해 연간 초과 세수는 최대 3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2차 추경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