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9년 연쇄 살인을 저질러 사형이 확정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강호순입니다”
25일 MBC뉴스 탐정M이 며칠 전 MBC 보도국 인권사회팀 앞으로 ‘강호순’이 보낸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고 보도했다.
탐정M은 강호순이 보낸 해당 편지가 자필로 쓴 편지지 9장과 A4 용지 9장, 총 18장을 모두 봉투에 접어 넣은 상태였으며 편지는 강호순 본인의 자기소개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탐정M의 보도에 따르면 강호순이 보낸 편지의 골자는 ‘교도관들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고, 자신이 억울하게 누명을 써 징벌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강씨는 최근 구치소 안에서 발생한 사고 처리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 사고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더니 교도관이 “그동안 잘해줬는데 앞으로 힘들어질 것”이라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강씨는 13년 수감 생활 중 처음으로 소장에게 면담 신청을 냈고, 생전 처음 교도관을 의왕경찰서에 고소 했지만 결과는 ‘기각’이었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또한 그는 “이후에도 억울해서 사소한 비리들을 고발하면 그들은 더 큰 죄를 만들 궁리를 하고 있다”면서 “이 어려움 속에서 신속히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탐정M은 강호순이 보낸 해당 편지에 ‘조주빈’이 언급됐다고 밝혔다.
앞서 조주빈은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2심에서 42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강호순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편지에서 강호순은 “조주빈이 자신의 옆방에 수감돼 있는데 조주빈 역시 억지 누명을 쓰고 강제 징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용소 안에서 인권침해가 난무하고, 교도관들이 불법을 저지른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 구제 청원을 보냈으니, MBC도 자신의 사정을 꼭 방송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탐정M은 이후 강호순의 주장과 관련해 수차례 법무부에 문의, 교정당국을 취재한 끝에 서울구치소로부터 4쪽 분량, 공문 형태의 비교적 자세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측은 억울한 누명으로 징벌 받을 처지라는 강호순 주장에 대해 “무고에 의해 조사 수용중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앞서 강호순이 다른 사유로 조사수용된 적이 있긴 하나 억울한 누명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징벌은 징벌위원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징벌이 예정돼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구치소 측은 강호순의 정보공개 청구는 법률에 따라 비공개 처리됐으며 이후 교도관의 협박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호순은 “교도관이 전화를 못 쓰게 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구치소는 강호순이 정보공개청구 이후 7차례 전화를 썼다고도 반박했다.
구치소 측은 공식 답변을 통해 강호순의 정보공개 청구 거부, 소장대리와 면담한 사실을 전했으나 협박 당하고 누명을 썼다는 핵심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