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도심 숲인 ‘입화산 참살이숲’ 일원에 오소리 등 269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울산생물다양성센터와 중구 입화산 참살이숲에서 식물, 포유류, 조류, 균류, 지의류 등 5개 분야 생물에 대해 24시간 생물종탐사활동을 벌인 결과다. 탐사에는 전문가들과 초등학교 5∼6학년, 울산고등학교 생물동아리 학생 등 37명이 참여했다. 산악지형여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조사 분야와 참여인원 규모를 축소해 진행됐다.
2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식물류는 초본류와 목본류를 합쳐 58과 107속 137종을 찾아냈다. 식물 분야 전문가 조양근 울산고 교사는 “소나무숲이 활엽수림으로 변해가는 숲이고, 편백나무를 비롯한 식재 수종들이 도입된 숲으로 다양한 생물상을 갖고 있다”며 “처음 조사가 된 만큼 앞으로 매년 관찰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을장마라는 계절적 영향으로 42과 57속 84종에 달하는 많은 균류(버섯)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야생버섯을 20년 이상 연구한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는 “개발제한지역인 입화산 토양의 비옥도와 우기라는 계절적 영향이 역할을 했다”며 “특히 북쪽 지방에서 주로 관찰되는 ‘치악송이’를 관찰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야간 무인관찰카메라를 설치를 통해 오소리, 고라니, 멧돼지 영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배설물 및 발자국을 비롯한 실제 영상을 통해 포유류는 8과 8종이 확인됐다. 조류의 경우 5목 15과 22종 새들이 목격됐다.
한반도 야생동물 연구소 한상훈 소장은 “도심 내 있는 숲이지만 다양한 야생동물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생물다양성 탐사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지의류는 6과 5속 11종이 발견됐다. 전문가들과 탐사팀은 지의류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현미경을 통해 다시 한 번 분류를 해내는 과정을 거쳤다. 지의류 분야 전문가 권춘봉 울산대 교수는 “지의류는 환경지표종이다. 좁은 지역 내 많은 종과 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밖에 숲의 상위포식자인 쇠살모사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암끝검은표범나비 등 7종도 만났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이 아닌 도심 산지에서 의미있는 생물종 조사결과가 기록됐다”며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연속적인 활동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