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를 지닌 영국 옥스퍼드영어사전(OED)이 한국어 단어 26개를 새로 등재한 사실이 세계적 화제가 되고 있다. 1년에 네 차례 표제어 추가 등 업데이트 작업을 하는 OED는 지난 9월초 ‘오빠, 언니, 누나, 삼겹살, 스킨십, 잡채, 김밥, 콩글리시, 만화, 먹방, 애교, 반찬, 불고기, 치맥, 대박, 동치미, 파이팅, 갈비, 한류, 한복’ 등 26개 단어를 포함, 30여 한국어 단어를 새로 등재하거나 뜻풀이를 다시 했다. OED는 이같은 사실을 이례적으로 소개하며 한류가 세계 문화 중심에 진입한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세계일보 9월 11일자 2면, 10월 2일자 5면 참조>
이런 소식은 영국 주요 언론인 가디언과 BBC, 그리고 미국 CNN 등이 지난 5일부터 앞다퉈 보도하면서 세계적 화제가 됐다. 업데이트가 이뤄진 한 달 후 새삼 눈길을 끄는 뉴스로 알려진 것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만든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결과다. 한류가 지닌 잠재력이 새로 조명되면서 OED의 최근 결정도 다시 부각된 것이다. BBC 보도에서 이혜경 킹스칼리지런던 문화미디어창조산업학과 교수는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과 같은 한국 콘텐츠의 수출 성공은 문화 생산자들의 더 큰 글로벌 사고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K-드라마와 K-팝 관련 문화예술을 연구하는 이 교수는 "K-팝이 뜨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래서 한국의 문화 프로듀서들은 국제 감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CNN 역시 ‘한류가 옥스퍼드영어사전을 휩쓸었다’는 제하 보도에서 “지난 20년 동안 한국은 K팝에서부터 넷플릭스가 ‘최대의 쇼’라고 극찬한 ‘오징어게임’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명의 팬들이 탐내는 오락거리를 쏟아냈다”며 “아시아와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오락 유행을 표현할 때 ‘한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제 이 단어가 OED에 추가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OED 최신판 갱신 작업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신지영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한국어 단어를 한꺼번에 많이 올리고 따로 보도자료까지 만든 건 그만큼 이제 한국 문화 영향력이 향상됐다는 의미”라며 “이번엔 26개가 새로 올라갔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많이 사용됐어야 이번에 올라가는 건데 한국 문화 영향력은 지금도 더 강해지고 있다. 이다음에는 더 많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