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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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3차 선거인단 투표, 당심과 민심의 괴리 보여준 것”

‘명 참패’ 3차 선거인단 투표결과 분석

본경선 기간 중에 모집… 중도·무당층 많아
“실제에 가까운 민심 확인… 지도부 숙제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경선 및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경쟁 후보들 및 당 지도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11일 정치 평론가와 교수들은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마지막 3차 국민선거인단(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를 두고 대체로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간 권리당원·대의원 투표와 1,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굳건한 콘크리트 지지율을 확인했지만, 당색이 가장 ‘옅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7만441표(28.3%)라는 충격적 결과를 맞닥뜨렸다. 15만5220표(62.37%)를 얻은 이낙연 전 대표에 큰 격차로 뒤졌다.

명지대 신율 교수(정치외교학과)는 3차 선거인단 구성원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당심과 민심이 어긋났다는 점이 이번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며 “국민·일반당원 투표는 당내 선거에서 가장 민심에 가까운 층”이라고 설명했다. 3차 선거인단 구성원은 대체로 관망층이거나 중도층, 무당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월부터 선거인단을 모집해 왔는데 3차 선거인단은 본경선 기간 중이던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모집됐다. 신 교수는 “대선을 앞두고서는 당심이 민심을 쫓아가야 한다”며 “민주당 후보가 된다고 대통령이 되는 국면이 결코 아니다. 당 지도부도 고민이 많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심은 ‘이재명 대세론’을 고수했지만, 민심은 이 후보에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셈이다. 결국 ‘불안한 후보 이재명’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에서도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지금까지의 대응을 점검하고, 민심 이반에 따른 새로운 대응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채진원 교수는 “민심이 뒤늦게 반영된 것”이라며 “실제에 가까운 민심을 확인한 만큼, 당 지도부로서는 당심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지가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