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한풀 꺾인 가계대출 증가세… 수출은 선방, 소비자물가는 고공행진 [뉴스+]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10월 수출액, 555억달러 넘어서며 월 기준 역대 2위
소비자물가 3.2% 올라…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
사진=뉴스1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금융 당국의 강력한 규제에 한풀 꺾였다. 지난달 수출액은 555억달러를 넘어서며 월 기준으로 9월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월 수출액은 18개월 연속 흑자,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그나마 다행인 지표들이다. 문제는 2일 발표된 소비자물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올라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가 크게 올랐고 달걀·돼지고기 등 축산물도 상승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0월 가계대출 총액은 전달보다 3조4381억원이 늘어난 706조3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세 자체는 멈추지 않았지만, 9월의 대출 증가액인 4조728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6348억원 줄었다. 지난 7월의 증가액인 6조2009억원과 비교하면 2조7628억원 적고, 8월 증가폭인 3조506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올해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10월 5대 은행이 신용대출 총액은 140조8279억원으로 전달보다 172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501조2163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7988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9월(4조26억원)보다 2038억원 축소됐다.

 

하지만 전세대출 증가액은 1조5402억원으로 전달의 1조4638억원보다 폭이 오히려 커졌다. 규제 속에서도 집값 급등으로 인한 어려움에 은행문을 두드린 실수요자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 피해 우려에 전세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전달대비 대출 증가폭은 줄었지만 지난해 연말 대비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9월 4.9%에서 10월 5.4%로 껑충 뛰었다. 금융당국은 당초 5%대로 연간 대출 증가율을 억제할 예정이었으나 실수요자들의 반발 속에 6%로 증가율 마지노선을 잡았다. 하지만 6%까지도 이제 여유가 얼마 남지 않아, 남은 두 달간 대출받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0월 은행별 대출 증가율을 보면, 대출규제 풍선 효과도 뚜렷하다. 지난 9월 이미 대출 증가율이 5%를 넘긴 하나은행은 10월 가계대출이 273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NH농협은 각종 대출 중단 속에 2772억원이 줄었다. 반면 대출 한도에 여유가 있었던 신한은행은 10월 가계대출이 1조7050억원, KB국민은행은 9824억원, 우리은행은 7546억원 각각 늘었다. 실수요자들이 대출 가능한 은행을 찾아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월 말 기준 각 은행의 연간 대출 증가율은 △KB국민 5.5% △신한 4.4% △하나 5.4% △우리 4.6% △NH농협 7%를 나타냈다.

 

대출 조이기에 나선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의 원금을 나눠 갚는 대출자에 대해 대출 한도를 늘려주거나 금리를 인하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가계부채 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TF는 여러 선택지를 제시한 다음 소비자가 그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는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미국과 영국은 거의 모든 가계대출에 분할 상환을 적용하고, 호주는 일시 상환 비중을 30% 이하로 제한하는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분할 상환대출이 관행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토는 지난달 말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로, 가계대출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도록 분할상환의 분위기를 확대해 질적 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재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분야별로 규제가 각각 시행됐지만, 내년 1월부터는 차주(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돼 전체 대출 총량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555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무역통계를 집계한 1956년 이래 10월 수출액으로 역대 최고이자, 월 수출액 전체로 따져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월간 최대 기록은 직전인 9월의 558억3000만달러다.

 

연이은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종전 최대 수출기록은 2018년 6049억달러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최근 월별 수출액은 12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특히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은 5232억달러로, 이미 작년 연간 총 수출액(5125억달러)을 돌파했다. 10월 중 누적 수출액이 5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5052억달러 이후 처음이자 역대 최고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10월 일평균 수출액은 26억5000만달러로 역시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일평균 수출액이 26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9월과 10월뿐이다.

 

그렇지만 소비자물가 추이는 여전히 빨간불이다.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지막으로 3%대를 나타낸 것은 2012년 2월(3.0%)이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2.3%), 5월(2.6%), 6월(2.4%), 7월(2.6%), 8월(2.6%),9월(2.5%) 등으로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다가 지난달에는 3%대까지 뛰어올랐다. 공업제품의 물가 기여도가 1.40%포인트로 가장 컸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4.3% 상승해 2012년 2월(4.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석유류 상승률이 27.3%로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았다.

사진=뉴시스

휘발유(26.5%), 경유(30.7%), 자동차용 LPG(27.2%)가 모두 상승했다. 빵(6.0%)을 비롯한 가공식품은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수도·가스 물가는 1.1% 올랐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기료가 2.0% 상승했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0.2% 올라 8월(7.8%)과 9월(3.7%)보다 오름세가 크게 둔화했다.

 

배추(-44.6%), 사과(-15.5%), 파(-36.6%) 등 농산물은 6.3% 내렸으나, 달걀(33.4%),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9.0%), 수입 쇠고기(17.7%) 등 축산물은 13.3% 올랐다.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공공서비스, 개인 서비스, 집세 등 서비스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로 휴대 전화료가 25.5% 오르면서 공공서비스가 5.4%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는 2.7% 올랐다.

 

공동주택관리비(4.3%), 구내식당 식사비(4.3%), 보험서비스료(9.6%) 등의 오름폭이 컸다.

 

집세가 1.8% 오른 가운데 전세 상승률이 2.5%로 2017년 11월(2.6%) 이후 가장 높았고, 월세는 0.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