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무게만 45㎏’ 환경미화원 허리 휜다… 문경 ‘100ℓ 종량제 봉투’ 퇴출

기존 봉투 소진까지 사용…75ℓ 제작 늘려

경북 문경시의 환경미화원이 100ℓ짜리 종량제봉투를 수거 차량에 싣고 있다. 문경시 제공

“100ℓ 종량제봉투가 쌓여 있는 모습만 봐도 허리가 지끈 거립니다.” 

 

경북 문경시에서 생활쓰레기를 거둬가는 환경미화원의 하소연이다. 그는 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은 100ℓ짜리 종량제봉투를 들어 올릴 때마다 무릎과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고 했다.

 

환경부에서 권고하는 100ℓ 종량제봉투 무게는 25㎏ 이하이다. 하지만 배출량을 지키지 않고 압축해서 버리면 무게는 최대 45㎏까지 늘어난다. 과도한 무게의 종량제 봉투는 환경미화원의 허리와 어깨 등 관절 부상의 주요 원인으로 꾸준히 문제가 됐다.

 

문경시는 오는 12월부터 환경미화원의 근로여건 개선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100ℓ 생활폐기물용 종량제봉투 제작을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대신 75ℓ 종량제봉투 제작을 늘려 판매한다. 지역 내 판매업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100ℓ 종량제봉투는 소진할 때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주민이 기존에 산 100ℓ 종량제봉투 역시 기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불편을 줄인다.

 

문경시 관계자는 “이번 개선은 환경미화원의 안전사고 예방과 근무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75ℓ 종량제봉투에 적정량을 담아 배출해달라”고 당부했다.


문경=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