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의 약 절반은 고혈압을 앓고 있지만, 혈압약으로 혈압을 권장 수준까지 내린 사람은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올리는 부작용을 지닌 다른 약들을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메디컬 뉴스 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 내과 전문의 티머시 앤더슨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미국 심장협회(AHA)와 미국 심장학회(ACC)가 2017년 발표한 새로운 고혈압 지침은 수축기 혈압을 기준으로 120 이하를 ‘정상 혈압’, 120~129를 ‘직전 고혈압’, 130~139를 ‘1단계 고혈압’, 140 이상을 ‘2단계 고혈압’으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팀은 2009~2018년 수집된 전국 건강·영양 조사(NHANES) 자료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는 18세 이상 성인 남녀 2만7595명이었고, 이 중 백인이 65.3%, 히스패닉계 14.8%, 흑인 11.3%였다. 임신 여성은 제외했다.
고혈압 기준은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 130mmHg, 최저혈압인 이완기 혈압 80mmHg으로 설정했다.
이 기준에 따라 고혈압인 사람은 49.2%,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사람은 35.4%였다.
연구팀은 의사가 처방한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 중 일부는 혈압을 올리는 부작용이 있는 다른 약들을 함께 먹고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복약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압약을 먹고 있는 성인의 18.5%가 혈압을 올릴 수 있는 다른 약들을 함께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렇게까지 많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혈압을 올릴 수 있는 ‘항염증제’, ‘비강 충혈 억제제’ 같은 비처방 약들은 분석에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였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들이 함께 복용하고 있는 혈압을 상승시키는 다른 처방약들은 대부분 항우울제(8.7%),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6.5%), 스테로이드(1.9%), 에스트로겐(1.7%)이었다.
이에 대해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 약학대학의 데이브 딕슨 박사는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약제의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항우울제의 경우, 모두가 혈압을 올리는 것은 아닌 만큼 혈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른 항우울제를 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