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준비를 위해 팀원들과 밤도 자주 새웠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 다행입니다.”
국내 첫 자율주행차 동시 출발 방식으로 진행된 제1회 세계 AI(인공지능)로봇카레이스 대회 우승은 서울대 ‘재빠른 트랙터’팀에게 돌아갔다.
참가자들의 기대와 긴장감이 뒤섞인 상황에서 출발 신호탄이 울린 대회는 456m가량의 트랙을 10바퀴 먼저 완주하는 팀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충돌이나 이탈 등의 돌발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차량들의 박진감 넘치는 주행이 끝까지 이어졌다.
8개 참가팀 중에선 서울대와 홍익대가 유일하게 10바퀴를 모두 완주하며 대회는 끝을 맺었다. 자율주행차로 실력을 겨루는 대회인 만큼 충돌 등의 변수를 평가에 적용한 결과 대상은 서울대가 수상했으며 홍익대는 뒤를 이어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상을 받은 서울대 ‘재빠른 트랙터’팀은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학생 7명이 의기투합한 팀이다. 평소 트랙터와 이양기 등 농기계를 주로 연구하던 학생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레이싱 대회에 도전한 것이다. 팀장을 맡은 최동석(24·바이오시스템공학과)씨는 “자율주행 트랙터 등을 주로 연구했는데 안전성과 정밀함을 요구하는 연구 분야인 만큼 이를 레이싱 대회에도 접목을 시키면 어떤 성과가 나올지 궁금해 이번 대회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전성에 집중한 이들의 전략은 적중했다. 최씨는 “10번 중 1번의 사고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1㎝ 단위까지 세심하게 알고리즘을 설계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도전을 통해 연구 경험을 쌓은 이들은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며 공부한 것을 농업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팀을 지도한 김학진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에서 안전에 대한 담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피부로 느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뛰어난 공학자로 거듭나 사회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홍익대 ‘허슬’팀의 박범근(25·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씨는 “차량 운행 연습할 곳이 마땅치 않아 용달차에 싣고 이곳까지 와서 실험하는 등 여러 제약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뿌듯하다”며 “다른 자율주행차 대회와 다르게 직접 다른 차량과 경쟁하는 레이싱 대회에 참여할 수 있어서 즐겁고 보람찼다”고 이번 대회 참가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