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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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6명 “코로나 확진 시 비난 두렵다”

85% “코로나 장기화로 스트레스”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뉴시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의료서비스 이용자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과 입원 환자가 전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지속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의 85% 이상이 스트레스나 피로감을 느꼈으며 코로나로 위축된 일상의 회복도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확진을 이유로 주변으로부터 비난이나 피해를 받을까 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 또한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통계청은 1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21'을 발표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달라진 우리 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일상의 모습을 데이터와 통계에 기초해 작성했다.

 

지난해 의료서비스 이용자는 4만8567명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으며 응급(-19.1%), 입원(-10.7%), 외래(-2.2%), 수술(-1.3%)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의료 이용자 수는 2017년(4만9169명), 2018년(4만9468명), 2019년(4만9631명) 등 매년 0.5~2.3%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쪼그라들었다.

 

응급서비스의 경우 코로나19 유행기보다 큰 감소율을 보였다. 특히 감염성 소화기계 질환(-33.0%), 폐렴(-41.1%), 급성상기도 감염(-58.0%)의 응급실 내원 환자 수가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이비인후과와 내과 외래 환자 수도 각각 24.7%, 12.0%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 3월 이후 영유아(0~6세), 학령기(7~18세) 의료이용자가 입원과 외래에서 전년 동월 대비 50% 내외로 크게 감소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 폭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의료 이용량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코로나19에 의한 영향이 적게 나타났다. 특히 85세 이상 연령에서는 외래서비스 이용이 1년 전보다 4.4~10.9% 늘었다.

 

입원 환자의 경우 1차 유행 시기(3~4월)와 3차 유행시기(11~12월)에는 종합병원의 환자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2차 유행 시기(8~(월)에는 상급종합병원의 감소 폭이 커졌다. 상급종합병원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2차 유행의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입원환자는 지난해 4월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으며 의료기관 종별로는 종합병원(-28.2%), 병원(-17.8%), 상급종합병원(-17.4%) 순으로 감소했다.

 

호흡기 감염병 질환인 인플루엔자, 급성상기도감염, 폐렴의 외래환자 수는 전년보다 37.9~99.7% 감소했다. 틀니, 임플란트, 관절 치환술, 척추 수술 등 선택적 성격의 수술이나 시술 환자 수는 월별 변동 폭이 컸다.

 

인플루엔자는 발생 빈도가 낮은 6~9월을 제외하면 감소율이 90% 내외로 크게 나타났다. 급성상기도감염과 폐렴 역시 인플루엔자의 감소율보다는 작지만 계절 경향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병원 방문을 꺼려서 발생하는 이용 지연보다는 개인의 위생 조치(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강화로 인한 발생 감소가 주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 국민의 85% 이상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0%는 매우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경향은 시작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 이후 확진 두려움보다 낙인 두려움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56.8%는 감염 확진에 뒤따르는 사회적 비난과 피해에 두려움을 느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개인의 위축된 일상회복은 47.2점으로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주부의 일상회복 점수가 평균보다 낮은 43.5점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리 사회에서 더욱 심화될 수 있는 사회 문제에 대한 조사에서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79.7%로 가장 높았다. 건강 불평등(31.4%), 교육 불평등(25.1%)이 뒤따랐다.

 

코로나19 대응에서의 기회 불평등 중 '감염 확산에 의한 경제적 피해를 보상받을 기회'가 43.3%로 가장 높았고 불평등 인식도 2020년 10월보다 2.2~7.4%p 상승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건에 대해 얼마나 울분을 느끼는지를 조사한 결과 '방역을 방해한 개인이나 집단이 법망을 피하거나 미흡한 처벌을 받은 것'(87.0%), 코로나19 관련 사실의 왜곡·편파 보도(86.6%), 거리두기 원칙에 어긋나는 사회 지도층의 언행(86.5%)에 울분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조사(2020년)한 결과 국민의 7.2%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고립 시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생업·가사·육아 등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6.5%, 경제적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31.5%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