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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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알찬 하루를 보내는 ‘하루살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곤충이라고 하면 잠자리, 나비, 딱정벌레 등과 같이 화려한 색이나 무늬로 눈에 띄는 육상 곤충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서곤충은 민물에 사는 곤충을 말하지만 드물게 바다에서 서식하는 개체도 있다.

수서곤충은 담수생태계의 1차 또는 2차 소비자로 포식성 곤충류, 어류의 먹이로 담수생태계에서 물질순환과 에너지 흐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천의 수질오염 척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지표생물로도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분류군인 하루살이는 짧은 수명을 의미하기도 하며 인생이 덧없거나 하찮은 삶 혹은 사소한 것에 대한 비유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짧은 생을 산다는 하루살이의 이름처럼 오래 살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하루살이는 입이 퇴화해 먹이를 섭취하지 못하고 번식만 하다가 길게는 48시간 정도 생존한다. 성충으로서의 삶은 매우 짧지만, 유충은 3주∼2.5년 정도 생활하는데 성충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번식이다. 입이 퇴화해 모기와 달리 사람을 물지도 않고 전염병도 옮기지 않는다.

일반적인 곤충은 마지막 유충 단계에서 탈피한 후, 성충이 되지만 하루살이는 아성충이라는 성충과 형태가 똑같은 단계를 거친다. 아성충은 생식능력이 없으며 탈피를 해야만 생식능력이 있는 성충이 된다. 하루살이 성충은 물속이나 물가에서 기다렸다가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올 무렵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른 후, 집단으로 무리를 이루어 짝을 짓기 위해 춤을 추고 암컷은 많은 알을 낳은 후 몇 시간 만에 죽는다. 24시간은 아니지만, 성충으로 매우 짧은 생을 살다가 떠나는 하루살이에게 ‘하루’는 매우 소중한 시간일 것이다. 주어진 삶을 보람차게 살다가 죽는 하루살이의 삶처럼 우리도 하루를 소중하고 알차게 보내야 할 것이다.


허준미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