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 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 소속 의원들이 24일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정부에서 국민의 선택 없는 임명직은 맡지 않겠다”고 했다. ‘86그룹’ 용퇴론에 이은 당내 기득권 내려놓기 움직임이다. 이 후보는 정치인생 근거지인 경기도에서 ‘큰절 읍소’로 지지를 호소했다. 여권이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율 반등을 이루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7인회 “저희부터 기득권 내려놓을 것”
7인회 소속 정성호·김병욱·김영진·임종성·문진석·김남국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소위 7인회로 불리는 저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이루더라도 입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7인회는 “이번 정부에서도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진영 인사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며 “앞으로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정부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사태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막판까지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판을 받자 선제적인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7인회는 “우리 당이 공정의 가치를 되찾고 내로남불이라는 오명을 버릴 수 있도록 의원들을 포함한 모든 분이 함께 해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박원순·오거돈 전 서울·부산시장한테 성추행 피해를 당했던 피해자들을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여성 의원 3인방(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의 용퇴를 촉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에 대해서 “당내 그런 흐름이 있고, 그런 흐름을 이야기하는 586선배들의 목소리들이 꽤 있다”며 586용퇴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내 읍소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대선 승리하면 이재명+민주당 새 지도부+새 국회의장으로 확 달라질 것”이라며 “기대하셔도 좋다”고 적어 대조를 이뤘다.
◆큰절한 이재명 “새로운 정치로 보답할 것”
경기 지역에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순회 중인 이 후보는 ‘큰절 읍소’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공약발표에 앞서 “경기도 소속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마음의 소회랄까, 그런 것을 표현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는 사과의 말씀을 겸해 인사를 드릴까 한다”며 “마침 신년이고 세배를 겸해, 앞으로 지금까지와 완전히 새로운 정치로 보답해 드리겠다는 각오를 표현할까 한다”며 큰절을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도 큰절 읍소에 동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성남 중원구 상대원시장 연설에선 욕설 논란과 소년공 시절을 거론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제가 (형과 형수에게) 욕한 거 잘못했다”며 “끝까지 참았어야 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에도 서울 여의도 당 회의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올해 들어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현상)를 이루는 듯했으나, 높은 정권교체여론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지지율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6~21일 전국 18세 이상 3046명을 대상으로 차기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다자대결 구도에서 윤 후보(42.0%)가 이 후보(36.8%)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5.2%포인트로, 지난주(3.9%포인트)에 비해 더 벌어진 것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20%) 및 무선(75%)·유선(5%) 자동응답 방식을 혼용해 실시됐다. 응답률은 8.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