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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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이재명, 2번 최재형?… “민주당이 건물주 동의 없이 걸어”

종로 한복판 ‘이상한 현수막’… 野 “고발 예정”
서울 종로의 한 건물 외벽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현수막과 국민의힘 최재형 종로 보선 후보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최 후보 캠프 제공

3·9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종로의 한 건물에 보선 출마자인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 현수막 위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끈다. 마치 같은 선거에서 기호 1번이 이 후보, 2번이 최 후보인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해당 현수막이 건물주의 동의도 없이 한밤 중에 몰래 걸린 것이라며 맹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최 후보 캠프는 20일 보도자료를 내 “민주당이 대형 현수막을 건물주의 동의, 허락도 없이 건물 외벽에 붙여 물의를 빚고 있다”며 “(해당 건물) 3층에 입주한 민주당 종로 사무소 측은 지난 19일 오후 9시쯤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한 채 이 후보의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캠프는 “해당 건물에는 5층에 사무실이 있는 최 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이는 건물주의 사전 동의가 있었던 반면, 민주당은 건물주 몰래 이 후보의 현수막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 캠프는 “건물주가 종로구청에 신고, 철거를 요청하는 한편 종로구 선관위에 고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종로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도 민주당이 도둑질하듯 건물주 몰래 현수막을 걸었다가 건물주에 의해 철거된 적이 있다“며 “종로에서 제멋대로 법 위의 민주당임을 자처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건물의 주인과 국민의힘 간 계약에서 ‘다른 정당의 현수막 게첩은 5층 국민의힘 사무소 측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이 동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현수막을 불법으로 붙인 것은 야당을 무시하고 상대를 무시하는 여당의 특기”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종로 당원들은 “건물주도 무시, 도로교통법도 무시, 타인의 계약도 무시한 안하무인 민주당의 현주소”라며 “불법으로 이 후보의 현수막을 걸고서 국민들에게서 받을 것은 표가 아니라 심판”이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종로 사무소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우리가 십수년 동안 입주해있던 건물에 현수막을 건 것”이라며 “정치적 도의 차원에서 문제가 되는 건 지난해 갑자기 같은 건물에 입주를 하면서 건물주와 현수막에 관한 특약을 맺은 국민의힘”이라고 반박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