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발언으로 촉발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호남 표심을 좌우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남 홀대론의 주요 근거로 복합쇼핑몰 문제를 내세워 공세를 펼치는 국민의힘과 유치를 반대한 적이 없다며 역풍을 차단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기 싸움이 팽팽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16일 광주 유세에서 "광주 시민들이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 쇼핑몰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민주당이 유치를 반대해왔다"며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이 무슨 자격으로 쇼핑몰 하나 들어오는 것을 막을 권리가 있는가"라면서 이 문제를 꺼내 들었다.
이준석 당 대표와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가세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광주 시민 다수가 유치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복합쇼핑몰, 민주당 반대'를 쟁점화했다.
이에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8일 광주에서 "자영업자·소규모 점포주와 지역주민 편의가 충돌할 때는 다 조정해서 합리적 타협안을 만들면 된다"며 "(쇼핑몰이) 필요하다는 사람도 있고, 그것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 한쪽 편을 들어 상대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도 "그 위치가 광주 한복판으로 예정돼 그에 따른 상권 피해 우려에 대한 주변 상인과 시민사회의 반대와 불안감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자 사업주 스스로 철수한 것이다"며 "복합쇼핑몰은 '묻지 마 유치'도, '무조건 반대'도 답이 아니다"고 시기 문제를 들어 쟁점화에 선을 그었다.
광주가 가장 중요한 정치적 기반인 민주당의 입장에선 지역 각계각층의 다양한 표심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히 이번 대선 결과를 좌우할 청년층에게 민감할 수 있는 이 문제를 계속해서 꺼내 들며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는 18일 대구 유세에서 또다시 이 문제를 꺼내 들며 "(민주당은) 대형 쇼핑몰에 있는 좋은 물건들, 명품들 이런 것에 도시인(광주 시민)들이 관심을 끌게 되면 투쟁 의지가 약화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자기들의 정치 거점도시(광주)에 투쟁 능력이, 투쟁 역량이 약화한다고 보는 것 같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준석 대표도 같은 날 SNS에서 "광주를 비하하고 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힘이 광주시민의 편에서 함께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국민의힘의 논의 제안에 민주당이 시기가 아니라며 거부 의사를 밝혀 '보류 국면'이 대선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 민심이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지역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중소 상인들로 구성된 '중소상인살리기광주네트워크'는 17일 "대기업 유통업체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는 복합쇼핑몰 옹호 발언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파산의 위협에 놓여있는 상공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다"며 "광주에는 이미 대기업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이 과하게 입점했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또 다른 중소상인과 일부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주시민회의'는 성명에서 "광주 시민은 전통시장과 복합쇼핑몰이 상생하고 대기업과 자영업이 공존하며 발전하는 상생의 도시를 희망한다"며 "상인들은 복합쇼핑몰도 들어오고 사람이 모이고 돈이 돌아야 장사가 잘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고 찬성했다.
이 문제가 대선 이후 곧바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지층, 지역성 등의 차이를 둔 후보 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다시 한번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장 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입장을 내고 의제 선점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인 이용섭 광주시장,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복합쇼핑몰이 필요하고 지역 소상공인 등과 협의해야 한다"며 찬성 입장이다.
반면 정의당 출마 예정자인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 상권 진입 공략에 정치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치에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