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일 유세 버스 사고로 숨진 당 관계자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완주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느냐”고 했다. 여권은 이 대표에게 “고인을 욕보였다”며 “패륜적 발언을 취소하고 즉각 무릎 꿇어 사죄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백혜련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이준석 대표의 경박한 처신과 패륜적 발언이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수석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사석도 아니고 공중파 방송에 나와 흥분된 어조로 내뱉었다”며 “정치인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를 저버린 망언”이라고 이 대표를 질타했다. 또 “돌아가신 분에 대한 기본적 예의도 존중도 없는 이준석 대표의 망언은 논평하는 것조차 참담하고 힘이 들 정도”라고 했다.
백 수석은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을 때도 ‘신속한 조화 조치를 했다’는 글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타인에 대한 존중은커녕 인간에 대한 기본적 공감 능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보여준 온갖 비난과 막말, 비인간적 행태들에 정점을 찍는 패륜적 발언”이라고도 했다.
백 수석은 “이것도 모자라 이준석 대표는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하기는커녕 계속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반성할 줄 모르는 태도를 보니 실수가 아닌 본색이었음이 더 분명하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에 나와 안 후보가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는가”라면서 “국민의당 유세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놓고 가시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며 “고인을 핑계 삼아서 유지를 받든다는 취지로 이 판을 지속한다는 것이 비판하지는 않겠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봤다”며 “더 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에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했으나, 윤석열 후보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