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은 지난 19일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울산·양산·김해·거제·통영·진주·창원 등 7개 도시를 훑으며 정권 교체를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 령 묘소가 위치한 경남 김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해 각을 세웠다. 특히 586 정치인을 가리켜 군벌과도 같은 이념 세력이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면서도 이 후보 및 현 여권 세력에 대해선 비판적인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서적으로 같이 하기는 힘들지만 현 정부에 부정적인 일부 중도 세력을 겨냥한 행보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김해 김수로왕릉 앞 광장 유세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해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을 파는 것을 믿지 말자. 어디에다 그런 분들을 내놓고 선거 장사에 이용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대통령을 두고는 “김해로 오는 차 안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생각하며 왔다”면서 재임 기간 이뤄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이라크전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성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이 100분의 1이라도 있다면 민주당 정권이 이런 오만과 부패를 일상화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거제의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유세에선 “민주당이 과거에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그 전통을 이어간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민주당에도 양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군벌과도 같은 586 이념 세력에 갇혀서 꼼짝도 못 하고 있다”며 현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당도 잘돼야 하고, 우리 국민의힘도 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께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해 정부를 만들어주셨다가, 또 잘못하면 민주당으로 정부를 만들어달라. 그게 민주주의이고 국민주권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진주 유세에선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꺼내 들었다. 그는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의 민주당 세력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저런 부패한 세력들을 26년간 (검사로) 상대해 온 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았나. 지금부터 국민의 재산을 약탈해 가는 세력은 국물도 없다. 네 편 내 편은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양산 유세에서 최근 관심을 끈 ‘어퍼컷’ 포즈를 네 번 연거푸 보였다. 지지자들의 환호가 커지자 두 번의 앙코르 어퍼컷을 또다시 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20일 페이스북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결코 우리와 무관한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물샐틈없는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폭등, 금융시장 불안 등에 대비하는 경제안보 확보 방안을 강조하는 한편, 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조치도 촉구했다. 윤 후보는 이날 별도 공개 유세 없이 방송광고촬영 일정을 소화하고 중앙선관위 주관 TV 토론 준비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오는 21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선관위 주관으로 진행되는 첫 법정 TV 토론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