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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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추경 날치기” 반발에도… 與 21일 본회의 처리 방침

민주, 예결위서 ‘14조’ 기습 통과

소상공인 등 지원금 300만원 지급
3조5000억 늘린 수정안 단독 추진
野 “예결위 다시 열어야” 무효 주장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들이 예결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예결위 회의장에서 회의 속개 촉구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1일 ‘14조원+α(알파)’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시도에 나선다. 여기에는 취약계층에게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단독처리 과정을 문제 삼으며 예결위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19일 새벽 단독으로 14조원 규모 추경안을 원안대로 가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소상공인·소기업 320만곳에 300만원씩을 지급하고, 손실보상금으로 1조9000억원을 더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 14조원에 약 3조5000억원을 더한 수정안을 준비 중이다. 당정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명대로 올라선 상황을 고려해 검사키트를 취약계층 등 600만명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치료키트(해열제, 체온계, 소독제, 자가진단키트)를 제공하는 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그동안 손실보상의 사각지대에 있던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을 방역지원금 지원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도 예산안에 편성할 계획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도 강릉 유세에서 “정부의 14조원을 최대한 협상해 3조5000억원을 늘렸다”며 “320만 소상공인에게 300만원 주는 것에 더해 개인·법인택시와 특수직 고용노동자, 8000만원 이하 간이과세사업자에게도 다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예결위 단독처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예결위원장 대신 민주당 맹성규 간사 사회로 예결위 회의를 열어 통과시킨 것은 날치기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소속 예결위 위원들은 이날 민주당 없이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19일 회의 자체는 원천무효라며 손실보상법 적용 범위를 늘리는 법안을 같이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손실보상 비율 및 최저보상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법을 어긴 것은 심사를 거부한 국민의힘이라며 추경안을 정쟁의 소재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추경 수정안 자체에 대해서는 합의 도출이 가능한 요건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인당 1000만원의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집권하면 다시 편성하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지난 주말 울산 유세에서 “피해 입은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보상받고 자영업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보상이 가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21일 오전 민주당 윤호중,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만나 본회의 개의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 합의를 통해 추경안이 처리될 경우, 국민의힘 요구에 따라 민주당이 만든 17조5000억원 규모의 수정안이 재조정될 공산도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