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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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재명, 러시아 침공을 우크라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논란?

입력 : 2022-02-26 16:27:40
수정 : 2022-02-26 16: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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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6개월 초보 정치인이 우크라 대통령,
나토 가입 공언으로 러시아 자극해 결국 충돌”
이준석 “러시아 침략 정당화한 이 후보 논리,
조선왕실이 일본에 줄 안 서 일제강점기 왔나”
민주당 “이재명 전쟁 반대…UN·文정부와 같아
선제타격 등 尹 위험한 안보·외교관 질타한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크라이나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남북 관계와 외교 안보 정책’ 관련 시간총량제 토론 중 이 후보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은 충돌했죠”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어느 대선 후보보다 먼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며 국민의힘이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전날 TV토론에서 윤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를 두고 공방을 벌이던 중 이 후보가 첨언하면서 불거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 후보는 “‘전쟁은 정치인들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며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은 충돌했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이 러시아가 침공한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이 후보의 발언은 코미디언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외교적 역량 부족이 러시아 침공 사태를 불렀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물론 러시아가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면서도 “외교의 실패가 곧 전쟁을 불러온다는 아주 극명한 사례고, 전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후보가 주장한 사드 추가 배치, 대북 선제타격론 등을 거론하며 “우리 윤 후보는 너무 거칠고 난폭해서… 그런 얘기를 쉽게 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고 하니까 자제하고 철회하실 생각은 없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러시아에 줄 서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고 러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이 후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 생각대로라면 일본에 줄 서지 않은 조선왕실 때문에 일제강점기가 왔고, 일본의 침략은 정당화되는 이야기랑 다를 것이 뭡니까?”라며 “민주당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외면했던 것처럼, 이번 러시아의 침략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며 미화하려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는 러시아 공격을 사실상 두둔하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해 침공당했다고 해 우크라이나 국민 가슴에 비수를 꽂은 것”이라며 “이 후보는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 지도자들과 함께 설 자격이 없다”고 힐난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말장난으로 윤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과 무능한 외교력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은 UN과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같다”며 “전쟁을 반대하고 외교적 노력을 통한 중재와 평화 유지가 최우선이라는 철학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어제 토론에서도 ‘러시아가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을 해야 한다’고 못 박아서 말했다”며 “(이 후보 발언은) 불안한 강경주의자, 선제타격으로 전쟁 불사론을 외치는 윤 후보의 위험한 안보관과 준비 안 된 외교관을 질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전날 TV토론에서 해당 발언 관련 두 후보의 대화 전문.

 

- 이재명: 뭐 저도 연장선상에서 하나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전쟁은 정치인들이 결정을 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지요.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은 충돌했죠. 물론 러시아가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강력하게 규탄해야 합니다. 그러나 외교의 실패가 곧 전쟁을 불러온다는 아주 극명한 사례고, 전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런 면에서 우리 윤석열 후보께서는 너무 거칠고 난폭해서…. 예를 들면 사드 배치 꼭 필요하냐 반론도 있는데 굳이 LSM(장거리 지대공미사일)도 이미 개발했는데 그걸 쓰는 것도 이상하고. 두 번째로 ‘선제타격하겠다’, 선제타격은 전쟁개시 아닙니까? 그런 얘기를 그렇게 쉽게 하시는데, 이제 파악도 좀 하시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고 하니까 자제하고 철회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 윤석열: 글쎄 우리 이재명 후보께서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평화라고 하는 것은 확실한 억제력을 가져야만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고,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그 의지를 보일 때만 전쟁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그런 식의 유약한 태도를 가지고는 오히려 더 평화가 위협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고 참 서로 보는 각도가 다른데, 종이와 잉크로 된 그런 협약서 하나 가지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가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확실한 힘과 자기를 지킬 수 있는 힘과 강력한 동맹이 있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는 그거 하나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협약서와 또 민스크 협정 이런 것에만 지금 의존을 했는데, 우리 지금 민주당 정부나 우리 이재명 후보께서 지금 저렇게 종이와 잉크로 된 종전선언을 강조하시는데, 북한이 지금 핵 개발 포기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종전선언을 이렇게 강조를 해서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그게 우크라이나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재명: 제가 잠깐 반론을 하겠습니다. 윤 후보님, 정말 전쟁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그런 주장을 한다는 말씀을 드렸고, 4가지 원인 중 하나가 윤 후보님이다. 최근에 두 곳이 더 그런 주장을 했는데, 연구소에서, 한반도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있다. 윤 후보님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들을 하는데, 말을 세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변은 철저하게 하면서도 외교적으로 또는 협의나 소통을 철저하게 잘하면서 관리를 해야지, 큰소리 뻥뻥 친다고 됩니까? 이런 걸 가지고 ‘안방장비’라고 합니다.

 

-윤석열: 극초음속미사일이 날라오는데 저런 말씀을 하셔가지고 군 통수권자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참 많이 걱정이 됩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