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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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 ‘봄바람’… 첨단산업 급성장 하며 수요 폭증

1월 매출 27% 늘어 ‘역대 두번째’
2022년 전세계서 6000억 달러 넘을 듯

올해 ‘혹독한 겨울’이 예상됐던 반도체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자기기 수요가 늘어난 데다 메타버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올해 1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507억달러(약 62조639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 400억달러(약 49조4200억원)보다 26.8%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12월(509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이다.

이 같은 실적은 올해 장밋빛 전망의 근거가 된다. 지난해 전 세계 연간 반도체 매출은 총 5559억달러(약 686조8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2%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현재까지는 이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성장세를 이어 갈 경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처음으로 6000억달러(약 741조3000억원)를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

존 노이퍼 SIA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와 미래 필수 기술에 반도체가 더 많이 필요해지면서 반도체 생산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몇 년 동안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에 대한 기대는 과감한 설비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전 세계 주요 시장 참여자의 반도체 투자 규모는 229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이날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액이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1904억달러(약 235조23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반도체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3% 감소한 1025억달러였지만, 2020년부터 최근까지 줄곧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1위인 대만의 TSMC는 올해 420억달러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규모다. 또 2030년까지 17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짓고 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