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이 거론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첫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 특별사면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윤 당선인 임기가 사면 정국으로 시작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14일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임기 만료 전 특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풀어내시고 퇴임하시는 게 보기도 좋고, 다음 대통령에게 미룰 일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성탄절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께서 이 전 대통령이 고령이신데 장기간 수감돼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이미 피력한 바가 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석가탄신일(5월 8일)을 앞두고 다음 달 말이나 5월 초 특별사면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때 고령의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여기에 지난해 가석방된 이 부회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늦어도 이번 주 중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의 회동이 점쳐지는 가운데, 윤 당선인이 사면을 제안하고 문 대통령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중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주장해 왔다. 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되는 게 국제적으로나 국민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느냔 의문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에 더해 이 부회장 사면·복권 요구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의 표심은, 진영 갈라치기는 그만하고 국민통합을 통해 화합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 달라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정치권 안팎에서 사면 요구가 나오는 데 더해, 윤 당선인까지 건의할 경우 진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박 전 대통령 사면의 가장 큰 이유가 ‘건강상 우려’였던 만큼 이 전 대통령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추가로 사면할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또 여권 안팎에서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윤 당선인 취임 이후 할 일’이라는 반박도 있다. 또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특사를 두고서도 민주당에서 적잖은 반발이 있었던 만큼 실제로 사면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