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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이 몰고온 물가 파고… 한국, 亞선진국 중 2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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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2022년 상승률 4.0% 전망

국제유가·원자재 가격에 직격탄
뉴질랜드 5.9% 다음으로 높아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30%대 ↑
특란 1판 가격 한달새 10% 올라

한은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세
원자재값 고공행진 지속할 듯”
24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사장님, 반찬 좀 더 주세요.”

 

최근 집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던 김모(38)씨는 별생각 없이 밑반찬을 더 달라고 했다가 움찔했다. 가게 주인은 반찬 더 달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땅이 꺼질 듯 고개를 떨구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가정주부 신모(47)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란 가격이 껑충 뛰어 깜짝 놀랐다. 신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밥상물가만 천정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물가를 전하는 뉴스에는 정부를 원망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특란 30구(1판)의 평균 소비자 판매 가격은 7010원(발표일 기준)으로 1개월 전(6358원)보다 10.3% 올랐다. 이달 초만 해도 6000원대 초반이던 계란 평균 가격은 지난해 8월4일(7038원) 이후 약 8개월 만인 지난 18일(7019원) 7000원 선을 돌파한 뒤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계란뿐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애그플레이션’(농산물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 주요 곡창지대인 두 나라가 전쟁통에 곡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료의 원료가 되는 국제 곡물 가격은 2020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더 빠르게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1분기 5.8%(추정치) 올랐고, 2분기에는 13.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월1일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7042만8000마리로 3개월 전보다 3.0% 감소하는 등 당분간 공급 여건도 호전되기는 힘들다.

각종 음식의 재료로 쓰이는 계란 가격이 오르면 밥상물가는 물론, 외식물가를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3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19.2(2015=100)로 1년 전보다 32.4% 올랐다. 지난해 12월(33.5%)부터 넉 달째 30%대 상승률이다.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아시아 선진국 대열에서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0%로, 아시아 선진국 8개국 평균(2.4%)보다 1.6%포인트 높았다. IMF가 분류한 약 40개국의 선진국 중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대만, 호주, 싱가포르, 홍콩, 뉴질랜드, 마카오 등 8개국이 포함돼 있다. 이들 중 한국보다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높은 나라는 뉴질랜드(5.9%)뿐이었다. 호주와 싱가포르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9%와 3.5%로 높은 편이지만 마카오(2.8%)와 대만(2.3%)은 2%대, 홍콩(1.9%)과 일본(1.0%)은 1%대로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국제 원자재 가격과 관련한 인플레이션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국제원자재시장 수급여건 점검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세와 탄소중립 강화 기조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좀처럼 해소되기 힘든 만큼 높은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