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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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김포공항 이전' 수요공급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

김포공항 이전 공약 제주서 후보 사퇴 요구 공방
이준석 제주서 회견, “제주관광 영향 없다는 이재명 발언은 궤변”
국힘 이기재 후보 ‘김포공항 이전’ 공약엔 “소음민원 차원, 이해가”
국힘 허향진 “판세 역전돼…오영훈, 이재명 공약 폐기 못하면 사퇴해야”
민주제주도당 “원희룡 최측근 이기재도 공약, 정치쇼·사기극, 이·허 사퇴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부상일 제주시을 보궐선거 후보 등이 31일 오전 제주도청 앞 ‘막아줍써 제주완박’이라 적힌 어깨띠를 두른 돌하르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제주도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송영길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통합’ 공약과 관련, “수요공급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연 ‘제주완박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좋아하는 초밥 가게가 멀어지면 적게 먹는 건 당연하다”라며 “그런데 공항이 멀어지는데도 제주관광 수요가 유지된다는 것은 수요공급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이 제주 관광산업을 말살한다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비판하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다시 ‘제주관광에 영향이 없다’고 반박한 데 대한 재반박 성격의 기자회견이다.

 

이 대표는 “말도 안 되는 공약을 옹호하기 위해 이재명 후보가 계속 궤변을 일삼고 있다”라며 “이제는 김포공항 폐항 이후에도 제주관광 수요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고, 원주·청주 (공항으로) 가면 된다고 얘기한다. 말도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아집 섞인 주장을 빨리 거두고 제주도민과 (공약이) 영향을 주는 서울·경기 주민께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지만 이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낸 것과 관련, “양천구 신월동 일대는 공항소음 민원이 있어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 공약 상황이 이해가 간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이재명·송영길 후보는 부동산 개발 취지로 김포공항 폐항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김포에서 인천공항까지 10분밖에 안 걸린다는 얘기도 두서가 없다. 민주당은 얼마나 과속하면 김포에서 인천까지 10분 만에 가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는 진짜 무책임한 후보다. 공약이 제주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 한 번도 고민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전국을 헤집어놓으면서 본인 선거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려고 했고 의원이 되려 하는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지사 후보는 “판세는 이미 역전됐다고 보고 있다. 자기 주군에 대해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사죄·사퇴 요구도 못 하는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의 비겁함이 나타났다. (오 후보) 본인이 사퇴해야 한다”라며 “오영훈에 대한 실망이 모두 허향진에 대한 기대로 바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허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및 국내선 폐지 공약을 폐기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허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정책위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아 당 내부적으로 공유한 보고서에도 김포공항이 없어질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사회적 비용이 수조원 든다는 내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의 대부분이 지방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지방소멸 정책화를 우려한다는 게 보고서의 주요 골자”라며 “민주당 송영길 후보,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도 제주를 박살내려는 제주완박을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허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과 그의 비서실장을 지낸 오영훈 도지사 후보가 국내선 폐지와 해저터널 공약을 당장 폐기하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내고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에 나온 이기재 국민의힘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 추진’을 핵심공약으로 발표한 것이 밝혀졌다“라며 “국민의힘이 김포공항 이전 문제를 정쟁으로 몰고가는 가운데 이 같은 행위가 파렴치한 ‘대국민 정치쇼’이자 ‘대도민 사기극’임이 드러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자 원 지사가 임명한 첫 제주도 서울본부장”이라며 “구청장 후보 개소식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참석해 축사까지 할 정도로 최측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준석 대표와는 양천구 목동에 있는 월촌중학교 동문으로, 지난 5월 4일과 11일 퇴근길 인사에서는 이 대표가 참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막역한 사이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렇게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이기재의 핵심공약을 모르고 있을 리가 만무하다. 아니 모르고 있다는 게 비정상”이라며 “국힘 이준석 대표와 허향진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문제를 오로지 정쟁으로 몰고 갔음이 명명백백 드러났다. 심지어 여당 대표와 여당 후보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지역 갈라치기와 도민 분열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라며 이 대표와 허 후보를 맹비난했다.

 

이어 “거짓말을 일삼고 갈라치기에 급급한 노회한 정치 사기꾼 이준석 대표는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제주 도민을 버리고 중앙정치권의 정쟁에 놀아난 꼭두각시에 불과한 허향진 국힘 제주지사 후보는 도민께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나라”라고 요구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