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 장모(26)씨는 지난달 중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인스타그램 팔로 신청을 받았다. 누구인지 궁금해 해당 계정을 둘러보는데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수익 인증 게시물들이 눈에 띄었다. 계정 프로필엔 ‘누구나 손쉽게 부업으로 100%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가 있었다. 장씨는 혹하는 마음에 대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카지노 베팅 사이트를 해킹해 알고리즘을 파악했다. 베팅할 때마다 무조건 수익을 낸다”며 장씨를 꼬드겼다. 장씨는 1시간 내에 수배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100만원을 투자했다.
상대방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100만원이 1280만원으로 불어났다”고 했고, 장씨가 돈을 출금하려 하니 “신규 계정은 본인 확인을 해야 하니 300만원을 추가로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300만원을 넣더라도 880만원이 수익금이니 남는 장사라 생각한 장씨는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아 300만원을 더 넣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또 다른 이유를 대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고, 장씨는 총 800만원을 이체하고 나서야 사기임을 깨달았다.
장씨는 “뭐 그리 큰돈이 필요하다고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그는 “제발 범인을 잡고 싶다. 순식간에 빚쟁이가 된 현실이 너무 참담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사회초년생과 주부를 노린 인스타그램 부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20년쯤부터 유행하고 있는 사기 수법이지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꾐에 빠진 피해자가 끊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산더미처럼 늘지만 피의자 검거는 하세월이다. 인스타그램 서버가 해외에 있어 국제공조 협조 요청을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계정 주인이 실제 피의자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피의자를 찾지 못하다 보니 돈을 돌려받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원금을 보장하고 고수익을 맹세하는 사탕발림은 사기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서초서는 지난달 24일 장씨로부터 이와 같은 인스타그램 부업 사기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초서는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측에 국제공조를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장씨 사례처럼 카지노에 베팅해 100% 수익을 보장한다는 부업 사기가 최근 들어 활개를 치고 있다. 부산에 사는 주부 A(44)씨도 지난달 23일 같은 수법에 당해 700만원을 사기당했다. A씨는 “1시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하니 귀신에 홀린 듯하게 됐다”고 후회했다. 이어 그는 “‘인생 공부를 한 셈 치자’는 생각으로 지금은 마음을 많이 비웠다”면서도 “여전히 밤에 악몽에 시달린다. 아이들 학원비나 보태 볼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내가 원망스럽다”고 했다.
인스타 부업 사기의 가장 큰 문제는 피의자를 검거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해외에 서버가 있다는 점 외에, 인스타는 이메일만 있으면 계정을 만들 수 있어 누가 실제 피의자인지 파악이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 법원 판결문 검색을 통해 ‘인스타&부업’, ‘인스타&대리’, ‘인스타&베팅’, ‘SNS&베팅’, ‘SNS&카지노’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본 결과, 인스타그램 대리베팅 부업 사기를 친 이들 중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은 3명뿐이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이미 안 잡히기 위해서 (철저히) 준비하고 사기를 친다”며 “(피의자를 검거하기 어려운 게) 비대면 사기의 특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