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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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호명한 고(故) 심정민 소령, 동상 건립 등 추모사업 본격화한다

김건희 여사, 순직 故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 참석

18일 추모음악회 김건희 여사, 신평 변호사 등 각계 인사 40여명 참석
추모시집 발간 모임 “심정민 장학재단 준비”
아진산업 서중호 회장 심 소령 가족, 앨라배마주 한국전 참전행사 초청
심 소령 모교 능인고 교정에 동상 건립 추진
고인이 산화한 화성에 ‘추모공원’ 조성도 검토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열린 고(故)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추모음악회를 계기로 신평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과 류희림 경주엑스포공원 대표 등 주요 참석자들은 심 소령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상 건립 등 추모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추모시집발간 모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지난 1월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순직한 심정민 소령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자신들의 꿈이었던 영웅”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영웅들의 사명이었다면 남겨진 가족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국가 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를 강조했다. 

 

그로부터 12일 뒤인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한 전원주택 마당에서는 심 소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스물 아홉살 꽃다운 나이에 나라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며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여준 그를 기리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는 고 심정민 소령추모 시집발간을 위한 모임 주최로 열렸다. 공익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신평 이사장(변호사)과 경주엑스포대공원 류희림 대표이사, 허행일 시인이 주도한 추모모임이다. 추모시집은 성군경·허행일 시인의 주선으로 시인 85명이 참여해 지난 15일 ‘그대 횃불처럼’이란 제목으로 출간됐고 수익금 전액은 심 소령 추모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고(故)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서 추모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추모시집발간모임 제공 

이날 추모음악회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깜짝 방문’해 심 소령 유가족을 위로하고 준비한 꽃바구니와 선물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순직한 심 소령의 빈소를 조문하며 유족에게 “아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 데 이어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유족을 예우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음악회는 민간행사로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가 어려운 만큼 김 여사가 대신해 단독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이날 음악회는 색소포니스트 대니정, 피아니스트 정한철, 가수 성국, 서의철가단, 기타리스트 김광석이 참석해 공연했다. 행사는 출연진 전원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추모시집발간모임 제공 

추모음악회를 계기로 심 소령 추모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신평 이사장은 이날 “심 소령의 숭고한 정신적 유산을 이 땅에서 계속 이어받을 수 있기 위해  추모사업을 시작한다”며 “사업이 매년의 행사를 거치며 제대로 골격을 갖추고 정비되어 이 땅에서 커다란 운동으로 승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의 아들은 심 소령과 각별한 고교 친구로 그는 사실상 추모사업 회장을 맡고 있다. 추모음악회를 주관한 신 이사장과 류희림 대표이사는 심 소령의 송고한 희생을 기리고 유가족을 돕는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집 발간을 추진한 성군경 한국시민문학협회장과 허행일 시인은 추모시집 1집에 이어 더 많은 시인이 참여하는 추모시 2집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능인고 교사들을 중심으로 ‘심정민 장학재단‘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심정민 소령 추모음악회 포스터.  추모시집발간모임 제공

심 소령의 고교 선배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능인고 동문들은 모교 교정에 심 소령 동상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추모모임은 앞으로 국방부, 화성시와 협의해 고인이 산화한 화성에 추모공원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아진산업 서중호 회장은 미국 앨라배마 아진산업 미국지사에서 다음달 중순, 심 소령 부모와 누나 등 6명을 정식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부품 기업인 아진산업은 2013년부터 6·25전쟁에 참전한 앨라배마주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감사행사를 매년 열어 한미 양국의 민간외교를 다지고 있다. 울산에서 CK치과병원을 운영하는 채종성 원장은 심 소령 부모 등 가족의 치과치료를 평생 무료로 해주기로 하는 등 남겨진 심소령 가족을 돕기 위한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고(故) 심정민 소령. 국방부 제공

이날 추모음악회에는 심소령의 유가족과 고교 은사, 수원 제10 전투비행단 동료 조종사도 참석했다. 김수남 변호사(전 검찰총장), SK이노베이션 임수길 부사장, 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 아진산업 서중호 회장, 코오롱 김승일 부사장, 국립국어원 장소원 원장, 목영준 변호사(전 헌법재판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심대평 청송심씨대종회장, 경주천년미래포럼 김은호 회장, 전상훈 서울대 의대 교수(전 분당서울대병원장), 이희범 경북문화재단 대표(전 산자부 장관), 임종득 예비역 소장(전 청와대국방비서관),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탤런트), 산악인 엄홍길,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