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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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천화재 빈소에 비서실장 보내…文은 제천화재 때 직접 조문

尹대통령, 이상민 장관에 ‘철저한 원인규명·예방조치’ 지시
한덕수 국무총리 조문…“희생자들 황망히 눈감아” 애도
“희생정신 본받겠다”…고 현은경 간호사 추모글 잇따라
文 전 대통령은 집권 1년차 제천화재 때 현장과 빈소 찾아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경기 이천시 병원 건물 화재로 희생자들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소방안전 점검을 더 철저히 이행해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날 김대기 비서실장과 안상훈 사회수석을 희생자들의 빈소인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보내 고인들을 위로하며 이같은 지시를 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현장에서 고령의 환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환자 곁을 지키다 숨진 고(故) 현은경 간호사와 관련, 참모들에게 “현 간호사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헌신한다’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그대로 실천한 진정한 간호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현 간호사의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빈소를 찾은 김 실장은 유족들에게 “윤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과 예방조치를 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윤 대통령이 현 간호사의 살신성인 정신에 깊은 감동과 함께 안타까움을 표했다. 국민을 대표해 감사와 위로를 전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빈소에는 정치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이천시 병원건물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는 환자의 대피를 돕다 숨진 것으로 알려진 현씨를 기리며 “고인은 20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며 환자들을 가족처럼 살뜰히 챙겨온 헌신적인 분이라고 들었다”고 말한 뒤 “다른 희생자 네 분도 가족과 작별할 틈 없이 황망하게 눈을 감았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장례식장 복도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희 이천시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 등이 보낸 많은 조기와 조화가 놓였다.

 

화재는 전날 오전 10시17분쯤 경기 이천시 관고동에서 투석 전문 병원 등이 소재한 4층짜리 건물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했다. 불은 3층 스프린골프장에서 발생했으나, 연기가 위층으로 유입되면서 건물 최상층인 4층 병원에 있던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경기 이천시 관고동 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현장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대한간호협회는 홈페이지에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하고, 별도의 추모위원회도 구성했다. 추모관 게시판에는 “간호사님의 희생을 잊지 않고 그 정신을 본받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끝까지 환자와 함께한 의료인의 모습을 존경합니다” 등의 애도 글 수백 건이 올라왔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최선의 간호를 펼친 고인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번 화재현장 및 빈소를 직접 방문하지 않은 것을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비교된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2017년 12월22일 오후 제천 화재참사 현장을 찾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이상민(오른쪽) 제천소방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전 대통령은 집권 1년차이던 2017년 12월22일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해 수습 상황을 보고받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화재현장을 떠난 문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제천 서울병원 명지병원 제일장례식장 등을 방문했고 유가족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달래고, 대응 등 방안을 청취하는 약식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당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통령이) ‘유가족의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또 울먹이신다”라고 적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