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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병대 창설 246년 만에 첫 흑인 4성 장군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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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프리카사령관 취임하는 랭글리 대장
어릴 때 편부 밑에서 어렵게 자라 '자수성가'
바이든 "정부 모든 분야 다양성 증진시켜야"

미국 해병대 창설 246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4성장군이 탄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공언한 정부 모든 부문에서의 다양성 확보 및 강화가 소수인종 중용 인사를 통해 실현된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됐다.

 

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대장) 후보자로 지명된 마이클 랭글리 해병대 전력사령관(중장)이 최근 상원의 임명동의안 가결에 따라 이날 부로 별 하나를 추가해 대장 계급으로 올라섰다. 랭글리 대장의 아프리카사령관 취임식은 오는 9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의 주재로 열린다.

지난 7월 마이클 랭글리 미국 아프리카사령관 후보자(당시 해병 중장)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방송 화면 캡처

아프리카사령부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인도태평양 지역 ), 유럽사령부(유럽), 중부사령부(중동), 남부사령부(중남미), 그리고 북부사령부(북미)와 더불어 미군을 대표하는 통합전투사령부 중 하나다. 통합전투사령부는 휘하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모든 부대를 군종(軍種)과 상관없이 통합적으로 지휘한다. 대장이 맡는 사령관은 미군에서 가장 높고 또 영예로운 직위로 통한다.

 

2007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창설된 아프리카사령부는 아프리카를 관할하지만 이름과 달리 현재 사령부 본부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다. 미군은 사령부 본부를 아프리카 국가들 중 한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행여 반미(反美) 테러집단의 ‘표적’이 될까봐 선뜻 그 유치를 희망하는 나라가 없어 그냥 독일에 머물고 있다.

 

랭글리 신임 사령관은 루이지애나주(州)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공군 부사관이었고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부친은 자식을 키울 사람이 자신 밖에 없는데 상부에서 해외근무 명령을 내려 아이들과 이별해야 할 처지가 되자 일찌감치 전역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다른 여성과 결혼하고 자녀 양육에 전념했다. 최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랭글리 사령관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나도 없다”고 말해 의원들을 감동시켰다.

 

그는 텍사스대학교에서 정보체계분석학을 전공했다. 또 학군단(ROTC) 과정을 이수해 1985년 졸업과 동시에 해병대 소위로 임관했다. 소대부터 연대까지 모든 형태의 부대를 지휘했으며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그리고 일본에서 해외근무를 했다. 아프간에 있던 시절은 ‘테러와의 전쟁’이 한창이던 때로 이때 실전을 제대로 겪었다. 소말리아에서 복무한 경험은 이번에 아프리카사령관으로 발탁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미국 아프리카사령관에 내정된 마이클 랭글리 해병 대장(왼쪽)이 중장 시절 해군 잠수함 기지에서 복무하는 해병대 병사들을 찾아 격려하는 모습. 미 해군 홈페이지

그간 미 해병대에서 흑인 3성장군은 여럿 배출됐으나 최근까지 4성장군은 한 명도 없었다. 이는 공군(1975년)이나 육군(1982년), 해군(1996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뒤처진 것인데 해병대 규모가 육해공군보다 훨씬 작다 보니 대장 보직 자체가 몇 개 안 돼 빚어진 현상이다. 미 국방부는 그간 육군 대장이 주로 맡아 온 아프리카사령관 자리를 이번에 해병대한테 넘기는 방식으로 어렵사리 해병 대장 보직을 하나 늘렸고, 결국 그것이 사상 첫 흑인 해병대 4성장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정부 모든 분야에서 흑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우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 역사상 첫 흑인 부통령이고 오스틴 국방장관 역시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이다. 얼마 전에는 커탄지 잭슨 브라운 판사가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연방대법원 대법관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