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가 아니라 음식 때문에 한국에 다시 왔습니다. 이번에도 한국 음식을 아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불릿 트레인’ 홍보차 8년 만에 내한한 브래드 피트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빵(Bread)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2011년 ‘머니볼’을 시작으로 ‘월드워Z’(2013) ‘퓨리’(2014)에 이어 네번째 한국을 찾았다.
“‘불릿 트레인’은 저희 7명의 소시오패스가 하나의 기차에서 만나는 영화죠. 서로 공통점이 있다는 걸 모르고 모이는데 배우들 연기가 훌륭했어요.” 피트 설명대로 이번 영화는 불운의 킬러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 분)가 일본 초고속 열차에서 임무 수행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코미디다. 그는 “레이디버그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항상 뭔가 잘못되는 특이한 캐릭터인데, 악역이나 독특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가장 즐겁다”면서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운명과 운이다. 운명의 인형인가,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인가 라는 주제를 갖고 코미디와 액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기간 힘든 시간을 보내셨던 만큼 이 영화를 보시면서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존 윅’(2014) ‘데드풀 2’(2018), ‘분노의 질주: 홉스&쇼’(2019)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스턴트 배우 출신인 그는 피트와도 특별한 사이다. 피트가 주연한 ‘파이트클럽’(1999) ‘트로이’(2004) ‘미스터&미세스 스미스’(2005)에서 스턴트 대역을 맡아왔다. 피트는 “레이치는 오랜 동료이자 친구다. 예전엔 제가 보스였다면 이번엔 감독님이 보스가 됐다”면서 “스턴트 대역이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 감독으로 성장한 경우가 흔치 않다. 저희 둘 다 성룡, 찰리 채플린 배우를 존경해서 영화를 통해 벤치마킹하며 저희의 동경을 표현하려 했다”고 했다.
‘불릿 트레인’은 시속 400㎞로 질주하는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을 활용한 독창적이고 화려한 액션이 돋보인다. 특히 레이디버그와 맞서는 쌍둥이 킬러 ‘레몬’과 ‘탠저린’의 유머러스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피트와 함께 내한한 ‘탠저린’ 애런 테일러 존슨은 “스턴트의 전설인 레이치 감독님과 브래드 피트의 우정은 우리 모두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그 시너지가 촬영장에서도 가족처럼 서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고 촬영하러 갈 때도 출근이 아니라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러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돌이켰다. 영화 ‘고질라’(2014)부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테넷’(2020) ‘킥애스’ 시리즈 등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존슨은 이번이 첫 내한이다. 그는 “입국하자마자 삼계탕도 먹고, 깍두기도 먹었다”고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