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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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북서 당내 분란 경계 “차이 발견보단 같은 점 찾기 위해 노력해야”

대내·외 광폭 행보로 사법 리스크 돌파 나서
당내 통합·민심 획득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뉴시스

 

취임 한달째를 향해 달려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그의 행보는 '당내 통합'과 '민심 획득'으로 요약된다.

 

당내 구성원들과 접촉면을 늘려가는 한편, 매주 지역을 찾아 민생 현안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돌파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뉴시스와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5일 당내 3선 중진 의원 20여명과 오찬을 진행했다.

 

오찬에는 이 대표와의 친분을 떠나 다양한 의원들이 참여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언제든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 주면 좋겠다. 잘 듣고 그에 맞춰 변화하도록 하겠다"며 자신을 한껏 낮췄다.

 

추석연휴 전 중단됐던 이른바 '식사정치'가 다시 시작된 것인데, 다음주부터는 초·재선 의원들과의 오찬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지난주부터 매주 전국 각지를 찾아 타운홀 미팅과 현장최고위원회를 열고 있다.

 

이 대표는 1박2일의 일정으로 지역 방문을 구성해 전날 저녁 지역민들의 의견을 듣고 생각을 나누는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중이다. 다음날 오전에는 당 지도부 및 지역 인사들과 함께 현안을 논의하고 입장을 발표한다. 첫 지역 방문 대상은 광주였으며 전날에는 전북 지역을 찾았다.

 

특히 전북에선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지역 현안 해결과 그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약속하는가 하면, 김제시 미곡 종합처리장을 방문해 쌀값 문제에 관한 농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다음주부터는 부산과 울산, 경남 방문이 계획돼 있다.

 

이처럼 이 대표는 활발히 대내·외 행보에 나서면서 결속력 다지기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기간 불거졌던 계파 갈등이 되살아날 여지를 차단하고, 대여 투쟁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인 셈이다.

 

그간 당내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대통령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지 않고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전당대회에선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를 향해 불출마 선언을 압박하는 일이 빚어졌다. 당헌 80조를 고치는 과정에서도 '이 대표를 위한 개정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당내 분란을 극도로 경계하는 이 대표의 심리는 최근 발언에서도 목격된다. 그는 전북을 방문하는 도중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가급적 차이를 발견하기보단 같은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우리 같은 당내 식구들에겐 그래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 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내부의 공개적인 반발은 잦아들었지만, 사법 리스크가 상시적인 위협으로 급부상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뒤 조사에 불응하자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변호사 비용 대납과 성남 FC 후원금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되고 있어 추가기소 가능성도 있다.

 

가족과 측근을 향한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부인 김혜경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며, 장남은 불법 도박 등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성남 FC 후원금 사건으로 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빠르게 몰아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 등 수사와 기소로 인해 이 대표는 무엇을 해도, 무슨 말을 해도 사법리스크와 연결되고, 방탄용이다 아니다하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당원들에게, 지지자들에게,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며 결속력을 높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수별로 나눠서 식사하는 행보, 현장 찾는 행보 등은 일종의 프로토콜이다. 당이 잘 안 풀릴 때 나오는 것"이라며 "당내 장악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식사정치하는 것이고 민심과 당심을 잡기위해 현장을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 대표가 이런 프로토콜을 밟는 것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당연히 거쳐야 할 수순이다"면서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행보를 통해 리더십을 갖추고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