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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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웅 “이준석 싫어하는 사람조차 윤리위 공정하다고 안 믿어”

“윤핵관 문제, 방치하면 대통령 본인 문제 돼”
정진석·유상범 문자 ‘1개월 전 대화’ 해명엔
“한 달 전 도둑질은 도둑질이 아닌가”
“尹대통령, 참고 견디고 양보하고 고개 숙여야”

국민의힘 김웅 의원(초선·서울 송파갑)은 22일 이준석 전 대표의 언행을 문제 삼아 추가 징계절차를 개시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를 겨냥해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이준석을 싫어하는 사람들조차도 윤리위가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상범 의원이 이 전 대표 징계와 관련해 나눴던 문자 내용을 보도한 기자한테 당 미디어국이 “응분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는 “더불어민주당이 과거에 그러면서 ‘20년 집권하겠다’고 큰소리 뻥뻥 치다가 망한 것”이라고 했다. 당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그룹을 둘러싼 혼란을 두고는 “더 가게 되면 대통령 문제가 된다”며 조속한 해결을 대통령실에 촉구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김 의원과 질의·응답은 통화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했다. 입장은.

 

“비유법을 썼다고 징계를 받은 첫 번째 당대표가 될 것이다. 윤리위 쪽에서도 미리 준비해놓은 게 있으니 경찰 수사 결과가 어찌 됐든 간에 징계는 강행할 것 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전 대표가 제기한) 4차 가처분 사건에 대해선 일단 미뤄보려고 노력하지 않겠나.”

 

―이 전 대표 제기 가처분사건 담당 재판부 교체 요청이 법원에서 거부당했는데.

 

“처음 가처분 일부 인용됐을 때는 ‘김웅하고 재판장이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어서 좌파 판사다’,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다’라며 ‘편파적이다’라고 공격했잖나. 그런데 이제 와선 ‘전주혜 의원하고 같은 대학 출신이기 때문에 편파적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재판장이 나하고 가까운 것인지, 전 의원과 가까운 것인지 뭔가 결론을 내줘야 할 것 아닌가. 불리하면 그때마다 판사 성향도 마음대로 분류하고 공격하는 것이 과연 집권당의 모습인가.”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유상범 의원 간 오갔던 이 전 대표 징계 관련 대화는 한 달 전의 것이라고 한다.

 

“발각되고 나니까 그걸 촬영한 기자에게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 도둑질했는데 날짜를 잘못해서 한 달 뒤에 했다고 해서 그 도둑질은 도둑질이 아닌 건가. 그나마 이번 원내대표 선거 때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기운이 났다.”

 

―주호영 원내대표 선출 배경은 뭐라 보는가.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해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 때 나머지 사람들을 다 ‘아웃’(불출마 권유)시킨 것이다. 차라리 이용호 의원과 경선이 이뤄지면 9대 1 정도로 (주 원내대표가) 거뜬히 이길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무리해서 주 원내대표를 올린 이유는 결국 그가 (정진석 비대위 직무정지에 따라) 당대표 직무대행을 해야겠다고 예측한 것이다. 즉 가처분 결과에 대해서도 이미 예측한 것이다.”

 

―윤리위는 스스로 독립기구라며 공정성을 강조하는데.

 

“이제 윤리위의 결정을 바라보며 충격보다도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정도이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다 짰다는 거야’라고 사람들이 충격을 받지 않는다. 대신 ‘거 봐, 맞았잖아’ 이런 반응이다.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신경 쓰고 고심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고발만 됐다고 해서 징계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 시선은 아예 신경 안 쓰니 무조건 ‘고’를 할 것이다.”

 

―‘이준석 사태’ 장기화가 대통령실에도 부담이 될 텐데.

 

“이 무리한 작전을 계속 끌고 왔던 의원들은 계속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내세워서 계속 끌고 가려 할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이후) 돌아와 이 상황을 보면 ‘더는 이런 수렁으로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일부 의원들에 대한 신뢰를 좀 거두고 당이 가는 방향을 지켜볼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잘못하면 (대통령) 본인 문제로 가게 된다. 지금은 윤핵관 문제로 국민들이 파악하고 있지만, 더 가면 대통령 문제가 된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설까.

 

“(윤 대통령은) 지금 상황을 ‘자존심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절대 그러면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힘이란 건 절제할수록 더 커진다. 대통령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 당은 선거연합을 하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미 구도 자체가 우리는 소수이다. 따라서 선거연합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리더가 참고 견디고 양보하고 고개 숙이는 수밖에 없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