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며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했다”고 해명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를 비꼬는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의원들 사이에서도 조롱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3일 트위터 등 SNS와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봄바람 휘바이든’, ‘태극기 휘바이드’, ‘조 날리면’ 등의 키워드가 인기글에 오르고 있다. 트위터에는 국내 인기 키워드로 ‘봄바람 휘바이든’이 연이어 리트윗되고 있으며 실시간 트렌드에도 ‘봄바람 휘바이든’과 함께 ‘대통령실’ ‘미국 대통령’ 등이 오르고 있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처음 패러디된 것으로 보이는 ‘봄바람 휘바이든’은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가사에서 따온 것이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라는 가사 중 ‘날리며’를 ‘바이든’으로 대신했다. ‘태극기 휘바이드’ 역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 같은 패러디는 전날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발언을 해명하자 이를 비판하는 차원에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해당 발언을 하는 모습이 현장 카메라에 담기자 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파장이 커지자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들어봐달라. ‘(한국)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며 “여기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 XX들’ 발언은 미 의회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을 지칭한 것이라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에 더불어민주당은 강력 반발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대통령실의 해명이 화를 더 키우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국은 대한민국 국민 5000만명을 무슨 난청이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회를 향해서는 ‘이 XX’ 이렇게 해도 되냐”고 반문했다. 윤건영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정말 심각한 것은 이 사고를 수습하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태도”라며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욕설이라고 주장했는데 참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정신이냐. 이걸 변명이라고 하고 있다니”라며 “그냥 무조건 우긴다고 될 일이 아니다. 신속하고 진지하게 사과할 일을 키우고 있다”고 적었다.
우리나라 의원들뿐 아니라 미국 의원들도 조롱과 더불어 분노하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카이알리 카헬레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날 트위터에 윤 대통령을 겨냥하며 “20% 지지율”이라며 낮은 지지율을 꼬집더니 “송구스럽지만, 대통령님 당신 나라에 집중하셔야만 합니다”고 비판했다. 카헬레 의원은 해당 글에 ’한국 대통령이 미국 하원을 멍청이들이라고 욕하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공유했다.
피터 마이어 공화당 하원의원도 이날 트위터에서 같은 기사를 올리고 ”이봐, 우리만이 그런 말을 해야 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