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발사한 미사일 44발 가운데 실패로 판정난 경우는 불과 4발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84년부터 최근까지 38년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률은 76%이고 2020년과 2021년 2년간 성공률은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기관 ‘핵위협방지구상(NTI)’은 1984년 1월부터 2022년 10월19일까지 북한 시험발사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방사포 등 각종 미사일의 성공률을 분석한 결과 204발 가운데 156발이 성공해 76%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집계했다.
1980∼90년대 50%에 불과했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률은 2006년을 기점으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2006년엔 7발 중 6발, 2009년에는 8발 중 7발이 성공했다. 북한이 2013∼14년 발사한 27발의 미사일도 모두 목표한 궤적과 낙탄 지점을 명중했다고 NTI는 전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종류의 전략·전술 핵 투발 수단 44발을 섞어 쏜 올해의 성공률은 61%였다. 하지만 나머지 13발은 ‘확인 불가능’으로 분류됐으며 발사 ‘실패’로 확인된 미사일은 4발에 불과했다.
미사일 종류별로는 사거리 연장형(ER) 스커드 미사일이 8발 중 7발, 스커드B는 10발 중 7발, 스커드C는 27발 중 26발이 각각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형 KN-02 ‘독사’ 지대지 미사일은 20발 모두 성공했다. 북한이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하는 ‘은하 3호’는 3발 중 2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분류되는 화성-12형은 7발 중 3발만 성공했다.
북한이 최근 잇달아 발사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종의 성공률은 매우 높게 나타났다.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은 13발,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는 8발 모두 성공했고 초대형 방사포 KN-25는 23발 중 22발이 성공했다. 북한의 첫 SLBM으로 알려진 ‘북극성-1형’은 6발 중 3발만 성공했지만 ‘북극성-2형’은 2발, ‘북극성-3형’은 1발 모두 성공했다.
북한의 이 같은 비약적인 미사일 발사 성공률은 △핵투발 수단에 ‘올인’한 북한의 절박감 △러시아의 미사일 개발 지원 △성공한 발사 위주로 공개하는 북한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 기술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러시아 측 지원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개발해 발사에 성공한 미사일을 북한이 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베넷 연구원은 또 “우리가 아는 것은 북한 미사일이 날아갔다는 점일 뿐이지 미사일들이 계획했던 궤적대로 목표에 도달했는지까지 평가한 것은 아니다”며 “북한 미사일 기술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발사 직전 기술적 문제로 발사하지 못한 미사일은 외부에서 볼 수 없으므로 실패로 계산되지 않아 성공률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