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공격하지 마시고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 출석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이같은 발언에 회의장은 어수선해졌다. 이 수석은 이날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제외’에 조치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언론 길들이기’라고 지적하자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면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 고 의원이 “지금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한테 좋은 쪽으로 생각하라고 훈계하는 건가”라며 맞섰다. 그러자 이 수석은 “저희도 충분히 조심해서 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야당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정 의원은 “팔짱을 끼고 답변하는 태도가 정말 보기에는 좋지 않았다”라며 “‘합시다’라는 것이 지역의 사투리든 뭐든 지역 특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경시하는 태도로부터 나왔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도 “의원 질문에 기분 나쁘다고 거슬린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대통령실을 대표해서 오신 수석님께서 협박을 하나”라며 “뭐 합시다? 반말하시나”라고 지적했다.
결국 민주당 소속 우원식 예결위원장이 “국민들에게 가르치려는 태도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오만방자하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고 나서자, 이 수석은 “말이 짧다 보니까 거칠게 들으셨다고 그러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조심하겠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듣는 분들의 입장에서 불편하게 들릴 수 있었겠지만 비속어도 아니고 막말도 아니다”고 이 수석을 두둔했다.
이 수석은 자신의 발언 태도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MBC의 전용기 탑승 불허의 이유가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도중 비속어 논란 발언 보도 때문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수석은 “MBC 건은 가짜뉴스를 생산한 데 대한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언론도 환경이 바뀌었다.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이 MBC에 개인적으로 어떤 감정이 있어서 그렇겠느냐. 다른 언론에도 그런 일을 할 일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