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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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남동 관저 ‘첫 외빈’ 빈 살만 150분 환대…김 여사 흰색 투피스 차림으로 맞아

대통령실, 한남동 관저 초대에 “각별한 예우 갖추고자 하는 대통령 부부 뜻 반영”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한남동 관저에서 2시간30분간 회담 및 오찬을 가졌다.

 

사우디 실권자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난 7일 입주한 한남동 관저에서 처음 맞이한 해외 VIP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으로 한남동 관저 내부가 이날 처음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한남동 관저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확대 회담(고위급 회담) 및 단독 환담을 하고, 곧바로 왕세자 일행을 맞이하는 공식 오찬도 주재했다.

 

한남동 관저는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주거동이 160평, 리셉션장·연회장 등을 갖춘 업무동이 260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을 통해 처음 공개된 관저는 화이트톤으로 리모델링을 마쳤고, 대통령을 상징하는 금색 봉황으로 현관이 장식됐다. 낙엽수와 상록수가 어우러진 관저 앞 정원 조경도 눈에 띄었다.

 

40여분간 진행된 확대 회담은 리셉션장에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통역만 대동한 단독 환담은 40여분간 거실 및 정원에서 진행됐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단독환담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 정부 및 사우디 정부 장관들 간 실무 회담이 별도로 진행됐다.

 

김 수석은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늘 첫 만남이 대통령과 가족의 진심이 머무는 곳에서 이뤄지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오찬은 1시간 10분간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한식을 즐겼다.

 

‘관저 안주인’인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회담과 오찬에 배석하지는 않았지만, 흰색 투피스 정장 차림으로 잠시 나와 빈 살만 왕세자와 인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과 부인 김건희 여사(맨 왼쪽)가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오른쪽)를 맞이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5월21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7월28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11월4일) 등 잇따라 방한한 각국 정상과의 정상회담을 모두 대통령실에서 진행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3년 5개월 전인 2019년 6월 마지막 방한했을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담은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당시 삼성그룹 과거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재계 5대 총수들과의 깜짝 회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관저 회담에는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이었던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이 최근에서야 완료된 배경도 있지만, 대통령 부부 거주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해 환대와 정성을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 수석은 “사우디는 우리나라에 경제·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국”이라며 “외빈에 각별한 예우를 갖추고자 하는 대통령 부부의 뜻을 반영해 회담장이 전격 결정됐다”고 밝혔다.

 

관저 회담이 열린 데는 사우디 측 극도의 보안 요구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봉산 자락에 있는 한남동 관저보다 용산 대통령실은 왕래하는 인원이 많고, 주요 인사의 동선이 더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