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인원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 100명 중 8명이 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급격한 집값 상승의 여파로 올해 1세대 1주택자 중 종부세 납부자도 1년 전보다 50% 넘게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주택분·토지분 총 종부세 고지 인원은 130만7000명(중복 인원 제외), 고지 세액은 7조5000억원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중 주택분 고지 인원이 122만명으로, 고지 세액은 4조1000억원 수준이다. 주택분 종부세 고지서를 받는 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지난해(93만1000명)보다 31%(28만9000명) 증가했다.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33만2000명)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주택 보유자 대비 종부세 과세인원 비중은 8.1%로, 지난해(6.2%)보다 2%포인트가량 증가했다. 기재부는 “종부세는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국민도 낼 수 있는 세금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공시가격이 대폭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종부세는 매년 1월1일 기준으로 산정된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해 과세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17.2% 상승했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초과하는 과세 대상자가 급증한 것이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세액은 지난해 결정세액(4조4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2017년 결정세액(4000억원)보다는 10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같은 기간 국민소득은 12.8%, 주택가격은 36.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 세 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올해 1인당 평균 고지 세액은 336만3000원으로, 지난해(결정세액 기준)보다는 137만원 감소했다. 다만, 2020년 219만3000원(결정세액)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세액이 약 9조원대로 추산됐으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100%→60%)와 일시적 2주택 등 주택 수 제외 특례 신설 등을 통해 절반 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택분 종부세 고지서를 받는 납세자 중 1세대 1주택자는 23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5만3000명)보다 50.3%(7만7000명) 늘어난 것으로, 2017년의 3만6000명과 비교하면 6배 넘게 증가했다.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고지세액은 2498억원이다. 지난해 결정세액보다는 6.7%(157억원) 늘었으며 2017년 151억원의 16배 이상이다. 정부는 종부세가 고지된 1세대 1주택자의 52.7%인 12만1000명은 고령자·장기보유자 세액공제 등을 적용받아 세액이 50만원 이하라고 밝혔다.
다주택자(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 종부세 고지 인원은 50만1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9만9000명 증가했다. 올해 다주택자 종부세 고지 세액은 2조원이다.
올해의 경우 수도권 지역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이 증가했다. 수도권 고지 인원이 96만1000명으로 1년간 23만1000명 늘어나는 동안 비수도권 고지 인원도 25만8000명으로 5만8000명 늘었다.
이날부터 발송되는 종부세 고지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에는 다음달 1∼15일 자진신고로 수정하면 된다. 문제가 없다면 다음달 15일까지 고지서에 적힌 국세계좌·가상계좌나 홈택스·손택스 등으로 고지 세액을 납부하면 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 부과는 현재 침체를 걱정하는 부동산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 제도는 폐지돼야 하고 관련 세율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