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이장단이 최근 제주도를 찾아 정책 연수를 진행하면서 여성 가이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같이 술을 마시자면서 추태를 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여성은 “불필요한 접촉과 성희롱성 발언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다”며 이장 1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이장은 뒤늦게 “깊이 반성한다”는 뜻을 완주군에 전달했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어떤 사과를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완주군 마을 이장 46명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연수를 하고 돌아왔다. 목적은 ‘지역 핵심 리더’인 이장들의 역량 강화 등을 위한 정책 연수였다.
연수 진행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통해 수주한 한 위탁교육서비스 업체가 맡았고, A씨를 현장 가이드로 보내 이장단의 안내를 맡겼다.
A씨는 연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장 1∼2명이 일방적으로 친근감을 표출하며 성희롱성 발언과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정 첫날부터 한 이장은 ‘안 건드릴 테니 저녁에 숙소에서 술 한잔하자’고 제안했다”며 “처음에는 완곡히 거절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런 제안이 다음 날에도 이어졌고 말투도 강압적으로 바뀌어 너무 놀랐다”고 전했다.
A씨는 이장들의 이런 행동은 연수 3일 차에도 이어졌다며 이동 중인 관광버스 안에서 이들이 취한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가이드를 위해 버스 승객석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옆자리에 이장 B씨가 밀착해 앉아 ‘방금 유람선을 타고 왔는데, 네 생각밖에 나지 않더라. 눈이 참 예쁘다. 내가 좋아해도 되지 않느냐’는 등의 말을 귀에 대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그 이장은 이런 말을 하면서 자기 팔로 내 신체 일부를 스치듯 슬쩍슬쩍 접촉했다”며 “오전부터 술을 마신 사실을 안 주변 이장들이 B씨에게 ‘뒷자리에 앉으라’고 했으나 그는 되려 언성을 높이면서 말을 듣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A씨는 “이장의 이런 행동에 대해 뒷자리에 동행한 공무원들에게 제지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시골 아저씨이니 이해해달라’고 할 뿐 사실상 방관의 태도를 취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성적 수치심과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씨는 22일 B씨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B씨는 완주군에 “술을 마시고 실수를 한 거 같은데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당사자를 만나 정중하게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단 정책 연수에 동행한 완주군 관계자는 “B이장의 언행에 대해 A씨에게 자초지종 전해들었고 그후 일정부터는 B이장을 다른 버스에 태워 둘을 분리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