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LG생활건강, 18년만에 CEO 교체…‘분위기 쇄신’ 의지인 듯

이정애 신임 사장 중심,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 나설 전망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이 18년 만에 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 소비 부진으로 화장품 사업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수장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24일 신임 CEO 자리에 이정애 사장을 내정했다. LG그룹의 첫 여성 사장이다. '최장수 CEO' 타이틀을 보유한 차석용 부회장은 18년 만에 퇴진한다.

 

이 신임 사장은 LG생활건강 신입사원 공채 출신 최초의 여성임원이다. 회사 전 사업부장을 경험해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업계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적극적인 럭셔리 마케팅으로 2016년 궁중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를 단일 브랜드 연매출 1조원을 올린 주역이다. 어려운 대외환경에도 성장을 거듭해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정애 신임 사장은 생활용품사업부장·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리프레시먼트(음료)사업부장을 지내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18년 만의 수장 교체로 세대교체에 나선다. 1953년생인 차 부회장의 경우 LG그룹의 적극적인 세대교체 흐름과 맞지 않다는 판단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 부회장 역시 후진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은 새롭게 취임한 이 신임 사장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 내부에서도 대체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신망이 두터웠다"면서도 "LG생활건강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세대 교체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감각이 뛰어난 여성 임원이 사장 자리에 오른 만큼 부진한 화장품 사업을 어떤 방법으로 끌어올릴 지 궁금하다”며 "한편으론 신임 사장이 차석용 18년 체제로 굳어진 조직 문화를 쉽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