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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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0돌 디즈니… K콘텐츠와 미래 100년 꿈꾼다

싱가포르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루크 강 아태디즈니컴퍼니 총괄 사장
“아태 스토리, 디즈니 ‘백년대계’ 중심
로컬 스토리텔링 위한 특수성에 투자”

2023년 라인업 50편 중 K콘텐츠 12편
무빙·카지노 등 거액 투자 작품 눈길
‘마블’ ‘스타워즈’ 등엔 韓 배우 출연도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야심 차게 진입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진출 1년이 넘은 지금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에도 밀리는 신세가 됐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 3분기 OTT 사업 부문에서만 14억7000만달러(약 2조원) 손실을 냈다.

디즈니 황금기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71)를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앉히는 등 디즈니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콘텐츠 전략도 재편했다. 격화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에서 지역 특수성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개발해 아직 비어 있는 공간인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를 공략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 작품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다. ‘무빙’(500억원), ‘카지노’(200억원) 등 거액을 들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쏟아진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아시아태평양) 2022’에서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내년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아시아태평양) 2022’에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굴된 이야기들이 월트디즈니 향후 백년대계에서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한국 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인도네시아 로맨틱 코미디 및 호러 장르처럼 특정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얻거나 현지 시청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로컬 스토리텔링’을 위해 더 많은 지역적 특수성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즈니플러스에 서비스 되고 있는 현지 제작 아시아 콘텐츠의 스트리밍 시간도 1년 전보다 8배 증가했다”며 “아태 지역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전 세계에서 빛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드라마 ‘커넥트’.

특히 디즈니 측은 한국 작품들이 지역적 특수성을 충족하면서도 세계 시장에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1년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아태 지역 콘텐츠 45개 중 다수 한국 작품이 상업성, 작품성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한 것. ‘빅마우스’, ‘사운드트랙 #1’, ‘인더숲: 우정여행’은 공개 첫 주 아태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공개된 내년도 디즈니 콘텐츠 라인업 50여편 중 K콘텐츠는 12편으로, 개별 지역 중 가장 많은 콘텐츠 수를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OTT 후발주자로 뛰어든 것을 감안하면 투자 및 서비스 확장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평가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K콘텐츠 목록에는 ‘카지노’, ‘커넥트’, ‘사랑이라 말해요’, ‘무빙’, ‘최악의 악’, ‘레이스’, ‘형사록 시즌2’, ‘사운드트랙 #2’ 등이 포함됐다. 방탄소년단(BTS), 슈퍼주니어, NCT127 등 K팝 스타들의 음악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3편(‘슈퍼주니어: 더 라스트 맨 스탠딩’, ‘BTS 모뉴먼트: 비욘드 더 스타’, ‘제이홉 솔로 다큐멘터리’, ‘NCT127’)과 예능 1편(‘더 존: 버텨야 산다 2’)도 내년도 디즈니 주요 콘텐츠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드라마 ‘최악의 악’.

로컬 콘텐츠뿐 아니라 디즈니 대표 글로벌 콘텐츠 브랜드인 마블과 스타워즈 시리즈에서도 한국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박서준은 ‘캡틴마블’(2019) 후속작인 ‘더 마블스’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입성한다. 박서준이 맡은 역할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영화매체 스크린랜트는 지난해 7월 “박서준은 한국계 미국인 10대 영웅 ‘아마데우스 조’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히어로나 악당을 연기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이정재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타워즈: 애콜라이트’에 캐스팅됐다. 이정재는 이날 영상을 통해 “루커스필름 ‘애콜라이트’에 출연하게 됐다. 드디어 디즈니 가족 일원이 돼 기쁘다.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의 100년 전 이야기로, 공화국 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은하계의 어두운 비밀을 그릴 예정이다. 루커스필름 사장 캐슬린 케네디가 총괄 제작하며, 레슬리 헤들랜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싱가포르=권이선 기자 2s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