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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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육지·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정하자”… COP15 합의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지구의 육지와 바다 30%에 달하는 면적을 야생 동물과 식물을 위한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로 약속했다. ‘6차 대멸종’ 우려가 나올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후퇴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생물다양성에 관한 역사적 합의라는 평가와 함께 각국의 진지한 달성 노력이 뒤따를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마르코 람베르티니 세계자연기금 사무총장(오른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몬트리올=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196개 회원국들은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포함한 6개 문서를 채택했다. COP15는 당초 중국 쿤밍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몬트리올에서 지난 8일 개막해 이날 폐막했다.

 

쿤밍-몬트리올 프레임워크에는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육지, 내륙 수역, 해안, 해양의 최소 30%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른바 ‘30 바이 30’(30 by 30) 계획이다. 유엔환경계획 세계자연보존모니터링센터(WCMC)에 따르면 현재 대륙의 6분의 1, 해양의 12분의 1만 보호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또, 2030년까지 선진국이 작은 섬나라와 개도국에 매년 300억달러를 지원하고, 민간과 공공기금을 합쳐 연간 2000억달러를 자연 보호에 쓰기로 했다. 

 

유엔은 전 세계 토지의 4분의 3이 인간 활동에 의해 변화를 겪었고, 그 결과 100만 종의 생물이 이번 세기 말 멸종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생물다양성 분야에서는 이번 합의를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준하는 성과라고 평가한다.

 

환경보호단체 ‘캠페인 포 네이처’의 브라이언 오도넬 이사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믿기 힘들 정도로 기념비적인 일이다. 지난 수백년 동안 인간은 자연을 빠르게 무너뜨리는 경로를 밟았지만,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다”라고 반겼다.

 

문제는 약속 이행 여부다. 각국은 2010년에도 일본 아이치현에서 ‘2020년까지 육상의 17%, 해양의 1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자’는 아이치 생물 다양성목표를 정했지만 실패했다.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기후변화협약에 비해 인지도도 떨어진다. 이번 COP15에 참석한 정상은 개최국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유일하다. 

 

한국도 갈 길이 바쁘다. 박훈 고려대 오정 리질리언스 연구원 연구교수는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으로 육지 보호지역이 약 17%, 해양 보호지역이 2% 정도에 불과했다”며 “이번 쿤밍-몬트리올 프레임워크 채택으로 2030년까지 육지와 해양 모두 30%를 보호지역 또는 OECM(기타 효과적인 보전수단)으로 보호해야 하는데 8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긴박하게 법제를 정비하고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