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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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권 분쟁 패소했지만… 남중국해서 인공섬 확장하는 中 [특파원+]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암초의 군사요새화 작업을 확대하고 나서면서 필리핀 등 주변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22일 블룸버그 통신 등은 중국 해상민병대로 활동하는 어선단이 지난 10년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에 있는 4곳 암초를 인공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식통과 위성사진을 통해 전했다. 중국이 란키암 암초, 샌디 암초, 엘다드 암초, 윗슨 암초 4곳에 대해 최근 몇 년간 모래톱을 조성하고, 구조물을 세워 최대 10배가량 면적을 늘려 인공섬으로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다드 암초와 란키암 암초는 만조 때 일부만 해수면 위로 노출됐지만, 지난 1년간 새로운 지형이 드러난 형태로 변화했다. 만조 때 물에 잠겼던 윗슨 암초와 샌디 암초는 수면 위로 모습이 드러나게 됐다. 이 암초들 역시 중국이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기지화해 영유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은 난사(南沙), 베트남은 쯔엉사, 필리핀은 칼라얀이라고 부르는 남중국해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이다.

 

중국은 피어리크로스 암초, 미스치프 암초, 콰테론 암초 등 7개 암초를 인공섬으로 전환해 부두, 레이더, 공항, 군사 캠프 및 대형 항공기 격납고 등 군사 시설을 조성하는 등 군사기지화하고 있다.

 

7개 인공섬 중의 하나인 피어리크로스 암초에선 중국 해군의 3세대 조기경보통제기 KJ-500H가 활주로에서 급유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미스치프 암초에는 사거리 180㎞의 YJ-83 초음속 대함미사일 8기를 탑재할 수 있는 쌍동식 미사일보트, Y-8 중형수송기 등이 있었다. 콰테론 암초에는 대함·대공용 함포와 SLC-7 3차원 조기경보레이더와 유사한 대형 레이더가 배치돼 있었다.

 

이 레이더는 여러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 암초의 활주로에는 다른 비행기가 함부로 착륙하지 못하도록 트럭들이 있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2016년 7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스프래틀리군도 암초의 인공섬 건설에 대해 “관련 내용은 순전히 거짓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필리핀 외교부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 활동은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 선언문’과 2016년 PCA 판결을 위배한다”며 “심각하게 우려하고, 필리핀 관련 기관에 이 내용을 확인하고 검증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