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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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이름은 ‘금기’…대장동 왜 일사천리였겠나”

유동규, “이 대표, 들통나면 다른 말 하는 일 반복” 비판
“김용,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7000만원 받아가” 주장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 전 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입 밖에 내는 게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금기’였다면서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후로 이 대표를 지목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뒤 법정을 나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 측이 대장동 수익 중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과 관련, 기자들에게 “제가 민간 업자들한테 이재명 대표 이름을 팔면서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이라며 “그랬다면 저는 이 대표 옆에 있어선 안 되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대장동 개발)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는데, 어떻게 일사천리로 다 진행될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만약 몰랐다면 왜 의혹 제기가 없었나. 성남시에서 재검토 지시나 그런 것들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검찰에 낸 진술서에서 천화동인 1호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 대표가) 모든 걸 부인하고 있고 들통나면 또 다른 말을 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는 숨겨왔던 때를 이번에 말끔하게 벗겨낼 생각”이라며 “자수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누굴 욕하거나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에 입각해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지 말고 의혹을 국민께 해소해드리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는 실체적 진실을 말할 뿐 누굴 탓하거나 원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분(이 대표)은 공격받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본인 의지대로 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공판에서 정민용 변호사가 “2021년 2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을 만나 ‘무언가’를 받아갔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사실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취재진이 김 전 부원장이 왜 유 전 본부장이 운영했던 유원홀딩스 사무실을 다녀갔는지 묻자, 유 전 본부장은 “7000만원으로 기억한다. 돈 받으러 온 것”이라고 답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