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미분양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까지 청약불패 지역으로 여겨졌던 서울의 아파트 초기분양률이 20%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서울지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20.8%로 집계됐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치다. 이전 최저치는 2019년 2분기 기록한 91.3%였다.
서울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90%가 깨진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수요를 자랑했는데 지난해 전국적으로 분양시장이 극도로 얼어붙으면서 4분기에 20%대로 급격히 주저앉았다.
지난해 3분기 기록한 92.7%에 비해서는 71.9%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지난해 8월 서울 구로구에서 분양이 이뤄진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 등 주요 단지의 분양 성적이 저조했던 게 초기분양률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분양률은 신규 분양아파트의 초기 분양기간(3개월 초과~6개월 이하)에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의 비율을 말한다. 조사대상은 HUG의 주택분양보증이 발급되고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아 분양한 30가구 이상의 민간아파트다.
작년 4분기 기록한 초기분양률 20.8%는 서울에서 분양한 10가구 중에 8가구 가량은 초기 분양에 실패했음을 뜻한다. 전국 아파트 초기분양률도 크게 하락했다. 작년 4분기 전국 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58.7%로 작년 3분기 82.3%에 비해 23.6%포인트 하락했다.
인천 초기 분양률은 100%에서 82.2%로 떨어졌고, 경기 초기분양률도 91.8%에서 73.3%로 하락했다. 이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초기분양률은 93.1%에서 75.1%로 18.0%포인트 하락했다.
지방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도 30.0%로 전 분기 84.3%보다 54.3%포인트 떨어졌다. 부산은 79.0%에서 31.1%로 하락했고, 대전은 100%에서 60.2%로 떨어졌다. 전 분기 분양이 없었던 대구는 작년 4분기에는 26.4%를 기록했다. 울산 초기분양률의 경우 3.4%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이밖에 강원(100%→62.8%), 충남(100%→55.7%), 전북(100%→44.9%), 경남(85.5%→46.3%), 제주(66.3%→15.1%) 초기분양률도 줄줄이 하락했다. 반면 충북(77.1%→84.5%), 전남(67.3%→94.9%), 경북(38.0%→46.7%) 지역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