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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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주장하며 법정 선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기소인부 절차
바이든 “경찰·사법 체계 믿는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미국 대통령 역사상 처음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3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했다.

 

이날 푸른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내려 뉴욕시 맨해튼의 트럼프타워로 향했다.

지지자들에 인사 1789년 미국 연방정부 출범 후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처음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 출석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숙소로 들어가던 중 지지자를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성인물 배우와의 성추문을 입막음하기 위해 회사 장부를 조작해 금전을 지불한 혐의로 기소돼 4일 법원에 출석한다. 뉴욕=AFP연합뉴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려 차량에 타는 모습을 생중계하며 “체념한 걸음이고, 트럼프 모자도 쓰지 않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특유의 동작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CNN을 포함해 폭스뉴스, NBC 등 미국의 주요 방송사 및 언론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떠나 공항까지 도착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바리케이드가 겹겹이 설치된 트럼프타워 주변에는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수십명의 취재진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행인 등이 섞여 긴장감이 감돌았다. 트럼프타워 앞에서 소수의 지지자가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이겼다’, ‘바이든을 체포하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을 들어 이들에게 인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발 직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마녀사냥,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는 글을 올리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이날 발송된 모금 이메일에서 “우리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할 수 있고 2024년(차기 대선)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법원에 출석,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기소인부’ 절차를 밟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으로 인한 폭력 시위 등 불안을 우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나는 뉴욕 경찰을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의 사법 체계를 믿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