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내년 4·10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 논의에 본격 돌입한다. 국회는 10일부터 나흘간 여야 의원 총 100명이 발언하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 단일안을 도출하기 위한 토론에 나선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같은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전원위 논의는 여야의 제안 안건이 담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결의안을 토대로 이뤄진다. 국민의힘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제를, 더불어민주당은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제를 전원위에 올렸다.
여야는 지난 총선 때 ‘위성정당 파동’으로 이어진 준연동형 비례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에선 온도 차가 있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제를 도입해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병립형 비례제는 거대 정당에 유리한 제도라 국민의힘이 이를 추진할 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비판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비례성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위성정당 방지책과 관련한 당 차원의 구체적인 입장을 내진 않고 있다. 민주당이 전원위에 제안한 첫 번째 안은 사실상 전면적 비례제이고, 두 번째 안은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권역별로 실시하는 안이다.
지역구 선거제는 현역 의원의 재선 가능성과 직결되고 지역, 선수(選數) 등에 따라 개별 의원마다 의견이 달라 단일안 도출이 더 어렵다. 특히 전원위 쟁점 중 하나인 중대선거구제 도입 여부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영남, 민주당은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PK(부산·경남) 지역 한 여당 의원은 “부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을 6:4 정도로 겨우 이기는데,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선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사표 방지를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현행 소선거구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