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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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회화의 대가 이목을 전시회, 26일부터 북촌스페이스에서 열려

이목을 작가 앞에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극사실회화의 대가’, ‘스마일 작가’가 그 대표적 예다. 활동 범위만큼이나 작가가 다루는 주제나 표현기법 또한 다양하다. 극사실기법으로 사과나 대추를 그린 작품들은 실제 대상보다 더 사실 같아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혼돈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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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더불어 스마일 연작과 같이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세계도 있다. 표면상으로는 극단을 오가는 작가이지만, 이 모든 것이 이목을의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근거는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한눈을 실명했다. 이후 나머지 한 눈마저 시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마일 시리즈는 시력 상실이라는 시련 가운데서 태어났다. “고통은 하늘이 준 보약이다” 라는 말은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스마일을 그려냈는지 잘 드러내는 말이다. 작가는 극사실 기법으로 사과를 그리면서 비움을 드러내고자 하였고, 고통을 통해서는 역설적으로 스마일을 만들어냈다. 양극단의 속성들은 태도를 통해, 혹은 작업을 통해 결국 그의 화폭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은 작업 자체만으로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이목을에게 있어 작품은 곧 삶이다.

 

이목을은 “눈에 보이는 것은 완전히 다를지 몰라도 내재된 의미는 내게 똑같다. 작가는 극사실적이든 스마일이든 앞으로 펼쳐질 그림들 모두 나의 예술세계 안에서는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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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는 점정(點睛) 등 신작을 선보인다. ‘점정 23003’은 극사실화를 추구하는 이목을의 작품 세계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사과나 대추를 그린 '공' 연작들도 선보인다. 26일부터 5월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계동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에서 열리린다. 

 

전시장인 북촌스페이스는 일본의 카게에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공간이다. 이목을은 이곳에서 전시회를 갖는 첫 한국 작가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