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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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책부터 지도·글씨까지… ‘성균관의 보물’ 한자리서 만난다

23일부터 2024년 3월까지 특별전
‘근묵’·‘춘추…’ 등 유물 120점 전시

성균관대가 학교 박물관과 동아시아학술원 존경각(尊經閣)이 소장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등 주요 유물 120여점을 한자리에 모은 ‘성균관의 보물’ 특별전을 23일부터 선보인다.

박물관과 존경각이 소장한 보물 등 주요 소장품을 소개하는 ‘성균관의 보물’ 특별전이 23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는 조선 성종 때인 1475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 도서관 존경각의 보물로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4월 보물로 지정된 조선 초기 간행물 ‘춘추경좌씨전구해’가 소개된다. 이 책은 역사서 ‘춘추(春秋)’의 주석서로 간행 과정과 참여한 인물 등의 기록이 자세하게 남아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도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존경각은 1861년 목판본을 소장하고 있는데, 바닥과 한쪽 벽면을 활용해 지도를 입체적으로 세워 전시해 눈에 띈다. 여류 문장가인 사주당 이씨가 1800년 저술한 태교 책 ‘태교신기(胎敎新記)’ 또한 비중 있게 다룬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전시품인 ‘근묵(槿墨)’은 2부 ‘박물관의 보물’에서 볼 수 있다. 위창 오세창이 80세가 되던 해인 1943년에 완성한 서첩으로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명사 1136명 가운데 정몽주가 쓴 간찰(편지), 퇴계 이황의 시, 추사 김정희의 편지 등 71명의 필적이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다. 오세창이 1911년 엮은 또 다른 서첩 ‘근역서휘(槿域書彙)’와 근묵의 표지를 나란히 볼 수 있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박물관이 소장한 보물인 ‘김천리 개국원종공신녹권’과 우암 송시열이 남긴 글씨,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충남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탁본 등도 볼 수 있다.

옛 유물에 집중하는 듯한 전시는 마지막 3부에서 색다른 시도를 선보인다.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김택상, 박종규, 김근태, 김춘수 등 4명의 작가는 박물관이 소장한 도자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통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다채롭게 드러낸다. 전시는 내년 3월31일까지 성균관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